런던의 예술 시장을 아르떼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프리즈 런던 2024’ Beyond the Scene. 그 네 번째 이야기는 ‘신선한 희귀함’으로 세계 3대 경매사로 우뚝 선 필립스 옥션에 대한 것이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고대•근대•현대 미술 전반에서 거래 비중이 크다면, 런던에 본사를 둔 필립스는 현대 미술과 시계, 가구, 보석, 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 1796년 해리 필립스(Harry Phillips)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옥션 하우스를 설립한 후, 마리 앙투아네트 여왕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영지에서 경매를 개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세계 최초로 버킹엄 궁전 내 경매를 이끌어 낸 것만 보아도, 필립스 옥션이 얼마나 독보적 행보를 예술 시장에 남겼는지 알 수 있다. 1999년 LVMH에 인수된 후 사이먼 드 퓨리(Simon de Pury), 다니엘라 룩셈부르크(Daniella Luxembourg)와 합병한 필립스 옥션은 시계, 보석, 디자인으로 사업을 다각화했고, 2014년 에드워드 돌먼(Edward Dolman)이 CEO로 부임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옥션 하우스 필립스 런던을 아르떼가 찾았다.* T.M.I. 글로벌 가전
2024년은 '대극장의 해'였다. 각종 유행어를 만들며 매진 행렬을 이어간 뮤지컬 '시카고'와 '킹키부츠', 연말 공연계 최고 화제작 '알라딘'까지 대극장들은 1년 내내 관객으로 붐볐다. 연극계에도 스타 배우들이 동참하며 '햄릿', '엔젤스 인 아메리카', '벚꽃동산'이 연극도 대형 무대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했다. 2025년에도 대작들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새해부터 눈 번뜩 뜨이는 '웃는 남자'2025년 새해 첫 번째 대극장 개막작은 EMK 뮤지컬컴퍼니의 '웃는남자'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869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몸을 기형적으로 상처를 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팔던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활개를 치고 있었다. 주인공 그윈플렌 역시 이들에게 납치돼 마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가지게 된다. 유랑극단을 꾸려 유럽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광대가 된 그가 그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뮤지컬 '마타하리'에 이어 EMK뮤지컬컴퍼니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두 번째 합작 창작 뮤지컬이다. 이번 시즌에는 박은태, 이석훈, 규현 등이 주인공 그윈플렌역을 맡는다. 공연은 1월 9일부터 3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25주년 맞은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베르테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요한 볼프강 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고선웅 작가가 극본, 정민선 작곡가의 음악이 만나 2000년 11월 초연한 창작 뮤지컬. 20주년을 맞은 2020년까지 무려 11번의 시즌이 무대에 오
클레어 키건의 문장은 쓰인 것보단 쓰이지 않은 부분을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시처럼 함축적인 문장과 암시로 가득한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감동적인 엔딩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원작 소설은 문장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고, 영화는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by_정대건 소설가·감독'고작 114쪽'으로 탄생한 베스트셀러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랫동안 올라와 있는 것은 알았으나 독서를 미루고 있었다. 그다지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따라 읽는 취향도 아니었고 최근에는 외국 소설보다 한국 소설을 더 즐겨 읽는 편이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의 이야기, 즉 한국 소설에서 피부로 가깝게 느끼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쩌다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가 갑자기 한국에서 호명되고 주목받기 시작했는지 궁금하긴 했으나 그 이야기의 배경이 한국과 다르기에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일이라고 여겨 집어 들지 않던 차에, 영화 개봉과 함께 소설을 읽게 되었다.먼저 ‘고작 114쪽만으로 탄생한 베스트셀러’라는 홍보 문구가 이목을 끈다. 분량으로 치자면 장편이라기보다는 중편이나 단편에 가까운 짧은 소설이 입소문을 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니 한국 출판계에서 매우 드문 일. 그러나 입소문이 나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이렇게 서사성이 강하지 않은 소설이 회자되는 것은 대개 훌륭한 문장 때문이다. 실제로 클레어 키건의 문장은 쓰인 것보다는 쓰이지 않은 부분을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