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홀 7m 버디 퍼트 결정적 "집중하면 주변도 안 보일 정도로 몰입"
임성재 "50번째 대회서 첫 승, 100번째 대회 2승…하늘이 도와"(종합)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달성한 임성재(23)가 "첫 우승 뒤 두 번째 우승이 찾아올 것인지 생각이 많았고,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성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 이후 1년 7개월 만에 2승째를 따낸 임성재는 우승 확정 후 현지 중계팀과 인터뷰에서 "첫 우승 뒤 두 번째 우승이 찾아올 것인지 생각이 많았고, 어려웠다"며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경기를 계속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어제 3라운드와 달리 오늘 바람이 없어 경기하기에 편했다"며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터가 중요할 때 잘 돼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이날 9언더파 맹타를 휘두른 비결을 설명했다.

9번부터 13번 홀까지 5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2위와 간격을 5타로 훌쩍 벌린 그는 "그때부터 조금씩 2위와 격차가 벌어져 부담이 없어졌다"며 "어제 결과는 잊고 남은 파이널 라운드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1, 2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14개를 몰아치고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전날 3라운드에서 1타만 줄이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밀렸다.

임성재 "50번째 대회서 첫 승, 100번째 대회 2승…하늘이 도와"(종합)
특히 임성재는 "제가 첫 우승을 50번째 대회에서 하고, 이번 우승은 100번째 대회에서 나왔다"며 "어떻게 보면 신기한 일인데 하늘에서 정해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이날 승부처로 10번 홀(파4)을 지목했다.

그때만 해도 매슈 울프(미국)와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이었던 임성재는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오르막에 턱도 높아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잘 올려서 긴 퍼트(약 7m)로 버디를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대회 코스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임성재는 "올해까지 세 번 왔는데 항상 하루는 좋은 스코어를 내서 자신이 있는 곳"이라며 "볼 때 편안한 느낌도 들어 코스가 저와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승부를 가른 5개 홀 연속 버디 상황에 대해 "특별한 느낌은 없었고 매 홀 집중하다 보니 5개 홀 연속 버디였는지도 몰랐다"며 "제가 원래 어릴 때부터 한 번 집중하면 주변도 잘 안 보이고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오늘 버디를 몇 개 했는지도 끝나고 알았다"고 말했다.

임성재 "50번째 대회서 첫 승, 100번째 대회 2승…하늘이 도와"(종합)
3라운드 바람 때문에 고전했다는 그는 "오늘은 바람이 없어 클럽 선택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며 '제주도 출신이라 바람에 강하지 않느냐'는 말에는 "제주도에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있어서 바람에 강한 편은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공교롭게 50번째, 100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임성재는 "사실 첫 우승 이후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150번째 대회에서 3승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다음 우승은 더 빨리하면 좋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다음 주 후원사인 CJ가 주최하는 더 CJ컵에 출전하는 임성재는 "새벽에 한국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가을 시즌에 우승 한 번 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했고, 다음 주 더 CJ컵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