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장 낸 5명 중 첫 여당 후보…'대선주자 무덤론' 깰지 주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역대 경기도지사들의 대선 도전사가 다시 한번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 1천380만명으로, 서울시보다 규모가 큰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이다.

하지만 전임 도백들의 대선 도전 역사를 되짚어보면 이런 위상이 무색할 정도다.

심지어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도전의 과정과 결과에서 모두 흑역사로 남아 있다.

이재명 본선행에 소환된 역대 민선 경기지사들의 '대권 도전사'
이재명 지사 이전 5명의 전임 민선 지사 중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4명이 차례로 대선에 도전장을 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15대 대선 때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석패하자 같은 해 지사직을 사퇴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본선에 나섰지만 3위에 그쳤다.

2002년 16대 대선 때에는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돌풍에 또다시 무릎을 꿇은 뒤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서 6위에 그쳤고, 2017년 19대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에 도전했지만, 3위로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경선 불복, 신당 창당, 당적 변경 등 무리수를 두면서 과정의 정당성 확보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경기도지사 3명은 본선에 나서지도 못하고 당내 경선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재명 본선행에 소환된 역대 민선 경기지사들의 '대권 도전사'
손학규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해 17대·18대 대선에서 민주당계 정당의 경선에 나섰지만 모두 2위를 했고, 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경선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이후 바른미래당 대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 등으로 정치생명을 이어갔지만, 지금은 사실상 정계 은퇴 상태로 물러나 있다.

김문수 전 지사도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지만, 박근혜 후보에게 밀려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에 한나라당 소장파 그룹 '남원정' 3인방이자 잠룡으로 꼽혔던 남경필 전 지사의 경우 2017년 바른정당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에 밀려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로 보면 신당을 창당해 대선 본선에 나섰던 이인제 지사를 제외하고 집권 여당과 제1야당 후보로 대선 본선에 오른 역대 경기지사는 이재명 지사가 유일하다.

다만 이 지사도 대장동 개발 의혹 속에 가까스로 과반 득표에 성공,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야당 후보와의 험난한 본선 경쟁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의 본선행을 두고 일부 전직 경기지사들의 까칠한 반응이 관심을 끌었다.

손학규 전 지사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권 후보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서 모든 사실을 국민 앞에 진실하게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문수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 비리'를 이재명은 '최대의 치적"이라고 했지요? 돈으로 사람을 속여왔던 이재명의 거짓말이 탄로 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는 '형님 강제 입원' 의혹을 비롯한 각종 고발 사건으로 재직 중에 수사-기소-무죄-유죄라는 롤러코스터 역정 끝에 기사회생해 여당 대선주자 지지도 1위로 대선 후보가 됐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고비 때마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위기를 기회를 만들었다"면서 "이른바 '경기지사 무덤론'의 고리를 끊고 '경기지사 대망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