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 수사하면 의혹 해소…사법부는 '재판 거래' 그런 곳 아냐"
檢, 제기된 의혹 전반 수사…구속영장 청구 전망
김만배 "내가 천화동인 1호 소유주"…검찰, 뇌물·로비 추궁(종합2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48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나오면서 "소동을 일으켜 송구하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바로 저"라며 "제기된 여러 의혹은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자금 입·출금 내용을 수사하면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아니냐는 의혹에는 "유씨가 천화동인 주인이라고 정민용 변호사가 자술서를 냈다는데 만약에 유씨가 주인이면 저한테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호화 법률 고문단에 대해선 "호화 법률고문단은 아니고 그냥 저의 방어권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과의 관계에 대해선 "동향 선배인데, 제가 다른 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많은 자문을 구했다.

여러분이 염려하시는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전 대법관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선고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얼토당토않다"며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호사가들이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한 부분도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며 "회사의 상여금, 퇴직금 분배 구조와 틀 속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취재진에 발언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시민단체 회원이 김씨에게 욕설하며 고함을 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만배 "내가 천화동인 1호 소유주"…검찰, 뇌물·로비 추궁(종합2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김씨를 상대로 여러 의혹을 차례로 확인하고 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뇌물 제공 의혹을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 측이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 이익의 25%를 주기로 약정했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자 유 전 본부장이 700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이 가운데 5억원을 올해 초 먼저 받은 것으로 보고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뇌물 제공자 측인 김씨의 진술을 듣고 유 전 본부장의 혐의사실을 보강해 그를 구속 기한 내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말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것도 700억원 중 일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 측은 "남 변호사가 정민용 변호사 부탁으로 개인적으로 35억원을 투자한 것일 뿐 화천대유나 김씨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350억원 로비설'이나 '50억 클럽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려간 473억원의 용처, 법률 고문단의 역할, 권 전 대법관을 통한 이 지사의 대법 선고 거래 의혹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범위가 방대한 데다 김씨의 건강이 좋지 않아 여러 날에 걸쳐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일각에선 뇌물수수 혐의로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만큼 검찰이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도 오전부터 조사하고 있어서 두 사람 간 대질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만배 "내가 천화동인 1호 소유주"…검찰, 뇌물·로비 추궁(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