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현 렉스젠 대표가 자사의 ‘스마트 교통 관제’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안순현 렉스젠 대표가 자사의 ‘스마트 교통 관제’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도로 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교통관제 시스템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도시의 폭증하는 교통량에 비해 전국 도로 상황을 점검할 지방자치단체 통합관제센터의 관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렉스젠은 지능형 영상처리 시스템 관련 원천 기술을 개발해 자동으로 도로 상황을 관제하는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2017년 딥러닝 기반의 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도로공사와 주요 지자체 등에 납품하고 있다.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교통 분석 솔루션 기술은 시장에서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CCTV로 도로 돌발 상황 감지

2002년 설립된 렉스젠은 영상 기반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수집한 교통 정보로 교통 상황을 관리하는 ‘스마트 교통관제’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면 교차로에서 차로별 교통량과 차량 종류 등을 수집한 뒤 최적의 신호 주기 등을 만들 수 있다. 횡단보도 위 보행자를 인식해 보행 신호를 연장하거나 갓길 정차, 도로 이탈 등 차량의 돌발 상황도 감지해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안순현 렉스젠 대표는 “상용화된 ‘스마트 폐쇄회로TV(CCTV)’ 시스템을 이용하면 300m 길이 도로 내 모든 차량의 속도와 차종, 정체 등을 한 번에 관제할 수 있다”며 “차량 역주행·보행자 출현 등 도로상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3~15초 사이에 경보를 관리자에게 울리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정부가 준비 중인 미래 ‘스마트시티’에 적용될 핵심 기술로도 꼽힌다. 정부 정책에 따라 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렉스젠의 스마트 CCTV를 채택했고 CCTV 600대를 전국 국도에 설치했다. 올해도 2800대를 신규로 설치하고 있다.

렉스젠은 차량번호 영상인식 기술, 불법 주정차 단속 시스템 등도 개발해 지자체에 납품하고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운전자의 안전띠 착용을 단속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안성휴게소 등에 적용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운전자가 감지되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 회사의 CCTV를 적용하려는 지자체가 계속 늘고 있어 렉스젠 실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올해 매출 7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매출 5% 이상 연구개발 투자”

렉스젠은 경찰청과 교통신호 제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도심 교차로나 사거리 등의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AI가 교통 흐름을 자동으로 파악해 신호 길이 등을 조절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 상용화가 목표다.

AI 영상 정보기술을 활용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안 대표는 “자율주행으로 차가 움직이려면 차가 주변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차가 주변 도로 상황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면 향후 글로벌 자율주행차 메이커와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젠은 내년께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안 대표는 “직원 30% 이상을 연구 인력으로 유지하며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한 결과 기술 중심의 강소기업이 됐다”며 “앞으로 스마트시티의 교통 시스템 구축을 주도할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