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로 시작한 정의선 1년…현대차그룹 '꿈의 크기'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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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1년…상상을 현실로 만든 '혁신의 여정'
목표가 달라졌다 - 위기 뚫고 인류 위한 미래사업 구체화
맨 앞에서 달린다 - 시장 따라가지 않고 '퍼스트무버' 변신
도전을 즐긴다 - 로봇·수소·UAM까지 확장…시총 29%↑
목표가 달라졌다 - 위기 뚫고 인류 위한 미래사업 구체화
맨 앞에서 달린다 - 시장 따라가지 않고 '퍼스트무버' 변신
도전을 즐긴다 - 로봇·수소·UAM까지 확장…시총 29%↑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불편해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지 말고, 변화의 최종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는 14일 회장직 취임 1년이 되는 정 회장은 모든 사람이 이동에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인류의 행복을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위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패스트팔로어’와 달리 ‘퍼스트무버’에는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며 “정 회장이 인류의 행복을 강조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보틱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8억8000만달러(약 1조원)를 들여 세계적인 로봇 기술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사진)를 인수했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을 접목하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되고, 인간 행복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로봇이 꼭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에서 운항할 수 있는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내놓겠다는 계획 아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UAM사업부 임직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UAM을 사업 확장 수단으로 한정 짓지 말고, 안전하고 자유롭게 하늘길을 이용하고 싶다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자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자는 의미”라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건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사회 대중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유연 근무제, 복장 자율화, 자율좌석제, 직급체계 통합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혁신을 이끈 것도 정 회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정 회장이 타운홀미팅 등 내부 행사에 직접 참여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거북선은 적군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완벽하게 설계됐지만, 더 놀라운 부분은 수군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내부”라며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얼마나 배려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내부 구성원을 회사의 고객으로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장도 정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시가총액(상장 17개 종목 합산)은 정 회장 취임 하루 전인 작년 10월 13일 105조8000억원에서 지난 8일 136조1000억원으로 28.7% 증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지 말고, 변화의 최종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는 14일 회장직 취임 1년이 되는 정 회장은 모든 사람이 이동에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인류의 행복을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위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패스트팔로어’와 달리 ‘퍼스트무버’에는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며 “정 회장이 인류의 행복을 강조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류 행복 위해 로봇·UAM·수소 개발
현대차그룹이 달라졌다. 더 이상 글로벌 자동차 시장 동향을 빠르게 좇아가는 데 급급하고, 연간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회사가 아니다. 인류 행복의 증진이라는 한 차원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경쟁회사보다 앞서서 움직이는 회사가 됐다.대표적인 분야가 로보틱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8억8000만달러(약 1조원)를 들여 세계적인 로봇 기술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사진)를 인수했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을 접목하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되고, 인간 행복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로봇이 꼭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에서 운항할 수 있는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내놓겠다는 계획 아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UAM사업부 임직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UAM을 사업 확장 수단으로 한정 짓지 말고, 안전하고 자유롭게 하늘길을 이용하고 싶다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자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들에게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자는 의미”라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건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사회 대중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1년 새 시가총액 29% 늘어
정 회장은 그룹 내 분위기를 바꾸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열린 조직 문화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수시로 “임직원 모두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유연 근무제, 복장 자율화, 자율좌석제, 직급체계 통합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혁신을 이끈 것도 정 회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정 회장이 타운홀미팅 등 내부 행사에 직접 참여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거북선은 적군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완벽하게 설계됐지만, 더 놀라운 부분은 수군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내부”라며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얼마나 배려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내부 구성원을 회사의 고객으로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장도 정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시가총액(상장 17개 종목 합산)은 정 회장 취임 하루 전인 작년 10월 13일 105조8000억원에서 지난 8일 136조1000억원으로 28.7% 증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