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주요국 내년 성장률 전망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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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이 소비·생산 발목"
노무라·피치 등 글로벌IB
中 전망치 0.4%P~0.5%P 낮춰
올 성장률 3.8%로 높인 현대硏
"내년 韓경제 2.8% 성장 그칠 것"
노무라·피치 등 글로벌IB
中 전망치 0.4%P~0.5%P 낮춰
올 성장률 3.8%로 높인 현대硏
"내년 韓경제 2.8% 성장 그칠 것"
세계 연구기관들이 국내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물가 상승이 소비 및 생산의 발목을 잡으며 성장이 기존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2022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3.8%와 비교하면 내년에 큰 폭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주요국 경기 성장세가 약해지며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 역시 축소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가계 소득 개선은 지연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충격이 완화되며 올해 전년 대비 2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이 내년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이 올해 3.1%에서 내년 2.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1%에서 내년 2.7%로 낙폭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6%로 내렸다. 지난달 초 6.0%이던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지 5주 만에 추가 하향했다. 내년 전망치 역시 4.4%에서 4.0%로 낮춰 잡았다.
소비 회복이 기대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식료품과 의류 등 비내구재와 일부 서비스 분야의 소비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급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개선되기 어려워 공급 감소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이 종전 8.2%에서 7.7%로 낮췄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8.5%에서 8.1%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8.2%에서 7.8%로 끌어내렸다.
전력난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물가 급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는 원자재부터 반도체까지 에너지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에너지난으로 농가들이 농기계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양모 공장들의 생산도 최대 40% 줄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교역이 많은 한국 및 대만 등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현지시간) 내놓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5일 이탈리아 보코니대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7월에는 6% 성장을 점쳤지만, 12일 발표할 전망치에서는 성장폭이 다소 완만해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과 국가 간 성장률 격차, 공공부채 등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며 “부채 수준이 높은 신흥국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 0.75%인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과 주가 하락 등 금융 불안정이 심각한 가운데 가계부채나 집값만 놓고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율 등이 여전히 높은 만큼 8월에 이어 또 한 번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2022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3.8%와 비교하면 내년에 큰 폭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주요국 경기 성장세가 약해지며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 역시 축소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가계 소득 개선은 지연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충격이 완화되며 올해 전년 대비 2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이 내년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이 올해 3.1%에서 내년 2.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1%에서 내년 2.7%로 낙폭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6%로 내렸다. 지난달 초 6.0%이던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지 5주 만에 추가 하향했다. 내년 전망치 역시 4.4%에서 4.0%로 낮춰 잡았다.
소비 회복이 기대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식료품과 의류 등 비내구재와 일부 서비스 분야의 소비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급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개선되기 어려워 공급 감소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이 종전 8.2%에서 7.7%로 낮췄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8.5%에서 8.1%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8.2%에서 7.8%로 끌어내렸다.
전력난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물가 급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는 원자재부터 반도체까지 에너지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에너지난으로 농가들이 농기계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양모 공장들의 생산도 최대 40% 줄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교역이 많은 한국 및 대만 등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현지시간) 내놓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5일 이탈리아 보코니대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7월에는 6% 성장을 점쳤지만, 12일 발표할 전망치에서는 성장폭이 다소 완만해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과 국가 간 성장률 격차, 공공부채 등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며 “부채 수준이 높은 신흥국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 0.75%인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과 주가 하락 등 금융 불안정이 심각한 가운데 가계부채나 집값만 놓고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율 등이 여전히 높은 만큼 8월에 이어 또 한 번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