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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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전날보다 5.5원 오른 120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96원에서 출발해 1190원대를 등락하다, 1200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7월28일 장중 1201.00원을 기록한 후 1년3개월 만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 중앙은행(Fed)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중국 헝다그룹 위기,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서 빠지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선 3144억원, 코스닥시장에선 1087억원 가량을 팔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64%, 1.54% 하락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12일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을 맞았지만, 지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만기인 헝다그룹의 채권 이자는 1억4813만 달러(1771억6348만원)다. 헝다그룹은 오는 19일에도 1218만 달러(145억6728만원), 30일 1425만 달러(170억43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채권 등을 포함한 헝다그룹의 현재 부채 규모는 1조9700억 위안(365조7896억원)에 육박한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한 뒤 8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8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로 1.6%대를 돌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헝다발 유동성 위기 여진과 중국 경기 경착륙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며 "당분간 중국 리스크가 원·달러 환율 등락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