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신문은 12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면서 일본을 겨냥해 강경한 발언을 해온 그의 행보를 조명했다.

일본 신문은 11일이 일제 휴간하는 날이어서 이 지사가 전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소식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일본 최대 일간인 요미우리신문은 12일 '한국 대통령 선거, 여당 후보에 대일 강경파'라는 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일본을 추월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일본의 수출 규제를 "단기간에 완벽하게 이겨냈다"라고도 언급했다며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이 후보를 평했다.

요미우리는 별도의 관련 기사에서 '장기적으로 조선 여성에게 집단 성폭력을 가한 것'이라는 이 지사의 과거 위안부 문제 관련 발언 등을 거론하면서 그가 정권을 잡게 되면 한일 관계 현안에서 문재인 정부의 강경 노선을 계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대장동 의혹, 여성 스캔들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스캔들도 함께 소개했다.

일본언론들, 이재명 '대일 강경' 발언 조명
아사히신문은 이 지사가 직설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여성 스캔들로 논란이 된 적도 있다면서 일본에 대해선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거한 침략국가,' '적성국가'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거침없는 언동으로 '한국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지사가 민주당 내 비주류에서 전국적으로 골고루 지지를 받아 대선 후보가 됐다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국가가 지급하는 기본소득이라고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이 지사가 출마 회견에서 "누구라도 최소한의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기본소득의 의의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과의 관계에선 이 지사가 '강경파' 얼굴을 하고 있다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의 일본 지도에 독도가 표시된 것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언론들, 이재명 '대일 강경' 발언 조명
도쿄신문은 일본을 겨냥해 강경하게 발언해온 이 지사가 지난해 자사와의 인터뷰에선 "나는 일본에 적대적이지 않다.

정치외교와 경제사회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 지사가 국정 경험이 없고 외교능력은 미지수라며 한일, 미중 대립과 북한 문제 대응에서 균형 감각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지사가 이념보다는 현실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자를 표방하고 있다며 간판 공약도 실용주의에 바탕을 둔 기본소득제 도입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 지사 측이 외교에서도 실용주의를 내걸면서 정권을 잡으면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하지만 한일 관계에 곡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이 지사의 과거 일본 관련 발언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의 대일(對日) 자세를 불안스럽게 보는 목소리가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