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전직 대기업 임원 등을 창업 지원 전담교수로 임명하는 학내 창업 프로그램 ‘KEP(KAIST Entreprenurial Partnership)’를 개설한다. 이광형 KAIST 총장이 올 3월 취임하면서 밝힌 ‘1랩 1스타트업 창업’을 실현하기 위한 지원책이다. KAIST 관계자는 12일 “학내 구성원들은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구현하고 성장시킬 역량이 부족하다”며 “시장과 고객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KEP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EP는 외부 전문가와 예비 창업자(KAIST 교수, 학생)를 ‘원팀’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직 대기업 임원 또는 벤처기업 대표, 이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퇴직 예정자를 KAIST 창업원 내 초빙교수로 4년간 임용해 창업 멘토 및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게 할 방침이다. 소재·부품·장비, 바이오·제약, 인공지능(AI)·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기후위기 대응 등 분야별로 5~6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KAIST 고액 기부자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초빙교수직의 학내 공식 명칭은 ‘사내 창업가’로 정했다.

또 대기업 부장급 직원, 벤처캐피털(VC) 임원 등 현장 전문가 30여 명을 전문위원으로 모집한다. 이들에게 KAIST 교수 및 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을 맡기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참가 대기업(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KT 등)과 벤처기업협회 회원 기업 등을 상대로 모집 중이다. 이들은 사업화 연계 기술개발(R&BD), 기술마케팅, 각계 투자유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한다. 최대 3년간 각종 자문료와 함께 스톡옵션도 받을 수 있다.

사내창업가와 전문위원들은 KAIST 교수·학생과 고객 발굴, 제품 및 시장 적합도 확인, 제품 실현 가능성 입증(POC) 등을 6개월간 수행한 후 1차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김영태 KAIST 창업원장은 “차별화된 창업지원 전략으로 교수, 학생 창업의 모범 사례를 만들고 기업가 정신의 확산과 함께 벤처 생태계 선순환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