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으로 가는 美…확진자 큰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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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새 하루 환자 24% 급감…백신 접종률도 60% 육박
5~11세 아동 접종 확대·머크의 먹는 치료제도 승인 '눈앞'
노마스크·백신 기피현상 여전…"긴장 늦추면 재유행 온다"
5~11세 아동 접종 확대·머크의 먹는 치료제도 승인 '눈앞'
노마스크·백신 기피현상 여전…"긴장 늦추면 재유행 온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주간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정체되고, 전염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수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9526명이었다. 2주 전인 지난달 27일 기준치(11만7925명)보다 약 24% 줄었다. 입원자와 사망자 수도 각각 약 20%, 약 10%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델타 변이 확산세가 누그러진 징후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출신인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변이의 출현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 내 코로나19의 마지막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5~11세 아동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과 제약사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 7일, 머크는 11일 각각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대상이 5~11세로 확대되면 56%(접종 완료 기준)인 백신 접종률을 영국(67.2%), 프랑스(66.9%) 등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기대도 크다. 집에서 캡슐 4개를 하루 두 번씩 닷새간 40개를 먹는 방식이어서 환자가 몰리는 병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고틀립 이사는 “승인이 이뤄지면 미국은 코로나19를 팬데믹(대유행)이 아니라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바꿀 무기를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방역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면 재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알리 모크다드 워싱턴대 글로벌 보건학 교수는 “작년보다 우리는 좋은 무기(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를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계를 늦추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올겨울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크다드 교수는 “특히 정치인들이 팬데믹 대응을 망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일부 의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주 전역의 모든 백신 의무화 조치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을 포함해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애벗 주지사는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어책”이라면서도 “백신 접종은 자발적이어야지 결코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9526명이었다. 2주 전인 지난달 27일 기준치(11만7925명)보다 약 24% 줄었다. 입원자와 사망자 수도 각각 약 20%, 약 10%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델타 변이 확산세가 누그러진 징후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델타 변이와의 전투에서 승리”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지역도 있다. 하지만 미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델타 변이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 △부스터샷(추가 접종) 확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 개발 등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확산세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출신인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변이의 출현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 내 코로나19의 마지막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5~11세 아동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과 제약사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 7일, 머크는 11일 각각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대상이 5~11세로 확대되면 56%(접종 완료 기준)인 백신 접종률을 영국(67.2%), 프랑스(66.9%) 등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기대도 크다. 집에서 캡슐 4개를 하루 두 번씩 닷새간 40개를 먹는 방식이어서 환자가 몰리는 병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고틀립 이사는 “승인이 이뤄지면 미국은 코로나19를 팬데믹(대유행)이 아니라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바꿀 무기를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긴장감 늦추면 재유행 우려도
반면 코로나19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정책센터장은 “최악은 지난 것 같지만 아직 백신 미접종자가 6500만 명에 달한다”며 추가 유행을 우려했다. 이어 “팬데믹을 끝내려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방역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면 재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알리 모크다드 워싱턴대 글로벌 보건학 교수는 “작년보다 우리는 좋은 무기(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를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계를 늦추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올겨울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크다드 교수는 “특히 정치인들이 팬데믹 대응을 망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일부 의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주 전역의 모든 백신 의무화 조치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을 포함해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애벗 주지사는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어책”이라면서도 “백신 접종은 자발적이어야지 결코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