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힘든 과도한 목표치”라며 “중소기업을 배려해 재조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와 함께 1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30 NDC 상향안 관련 중소기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양찬희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산업 부문 감축 목표는 탄소감축 기술 개발과 저감시설 확충을 전제로 당초 안(6.4%)보다 2배 이상 확대한 14.5%로 설정됐다”며 “중소기업계는 관련 기술력과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는 내용의 NDC 상향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종전 감축 목표(26.3%)보다 대폭 높아진 것이다.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체 연·원료 도입’이나 ‘탄소저감 기술 개발’ 등도 불투명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양 본부장은 “탄소가 포함된 원료를 사용하는 석회석 광업 유리 등 비금속 업종은 대체 원료 개발 없이는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도 아직 개발 단계라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원자재 가격과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도 NDC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중소기업은 납품처인 대기업과 수직적 거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의 납품단가 반영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전기료(고압A 판매단가)도 대기업보다 평균 17% 높게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비용과 고통이 중소기업에 집중되는 구조를 고치기 위해선 중소기업 전용 전기요금제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