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프로 골프대회에서 46인치(116.84cm)를 넘는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없다.
세계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12일(한국시간)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에서 길이 46인치를 넘는 클럽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현행 한도의 48인치보다 2인치를 줄인 것이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속 선수들의 평균드라이버 비거리는 1980년 256.5야드에서 지난해 296.4야드까지 늘었다. 40년간 약 40야드가 증가한 배경은 기량보다는 장비 경쟁의 효과로 분석됐다. USGA와 R&A는 비거리 향상이 골프경기의 흥미를 반감시킨다며 드라이버 길이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마이크 완 USGA 대표는 "새로운 규정(드라이버 길이 제한)은 골프를 즐기는 일반인이 아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USGA에 따르면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프로 선수는 전체의 3% 수준이다.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는 비거리 증대효과는 있지만 다루기가 어렵다. 대표적인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한때 48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지금은 45.5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협회의 이같은 결정에 일부 선수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필 미켈슨(51·미국)이다. 그는 지난 5월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47.9인치 드라이버를 휘두르며 사상 첫 50대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켈슨은 자신의 SNS에 "단체는 골프의 재미를 반감시킬 궁리만 한다. 이처럼 바보같은 행동을 한다니 정말 바보"라고 단체를 비판했다.
드라이버 길이보다는 퍼트 그립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긴 드라이버를 치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건 그만큼 유리한 점이 없다는 얘기"라며 "문제는 드라이버 길이가 아니라 암바 퍼터(arm-bar putter) 같은 다른 클럽 이슈들이 더 큰 문제다”고 했다. 암바 퍼터(또는 암록 퍼터)는 일반 퍼터보다 조금 더 긴 퍼터를 왼쪽 팔뚝에 고정시켜 스트로크하는 방식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