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추가 투자자 모집나서
몸값도 1500억서 1조~2조 '껑충'
美 시장 등 글로벌 진출 본격화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최근 5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말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으로부터 17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약 1년 만에 추가 투자자 모집이다. 당시 네이버제트의 몸값은 약 1500억원으로 평가됐지만, 증권가는 현재 회사의 기업가치를 1조~2조원 이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투자 유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초기 단계”라고 했다.
네이버제트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지분 89%를 들고 있는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2018년 출시한 제페토는 이용자와 닮은 3차원(3D) 아바타를 만든 뒤 증강현실(AR) 기술로 실제 사진이나 가상 배경에 자연스럽게 합성해주는 서비스다. SNS 기능을 접목해 이용자끼리 가상공간에서 소통도 가능하다.
제페토는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누적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주로 10~20대 젊은 연령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용자의 80% 이상이 10대다. 블랙핑크, 트와이스와 같은 K팝 그룹들도 제페토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구찌와 디올, 랄프로렌 등 명품브랜드를 비롯해 디즈니, ‘핑크퐁 아기상어’를 만든 스마트스터디 등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업체들과 협업도 늘려가고 있다.
네이버제트가 투자 유치에 나서는 건 메타버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9월 미국법인인 ‘네이버제트USA’를 설립하면서 미국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섰다. 제페토 전체 이용자 수의 90%가 해외에 있을 정도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실탄을 마련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글로벌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약 413억달러(49조원)에 달할 정도로 산업 전반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구찌,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로블록스가 아니라 제페토를 먼저 찾은 점이 상징적”이라며 “로블록스는 주요 사용층이 10대 초반 남성 위주지만 제페토의 경우 10대 중후반의 여성 사용자가 주요 유저다 보니 소비여력과 전파력 측면에서 오히려 더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종우/차준호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