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역자, 윤덕환
출처: TierneyMJ/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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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필요 없이, 광고는 창의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광고업계는 늘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과 강박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창의성이라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일상 밖에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난해하거나, 현학적인 것을 창의적이라고 받아들이는 경향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더글라스 B. 홀트는 창의성이 대중과 상호작용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사회·문화적인 맥락 속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기존 자동차 광고에는 암묵적으로 ‘차가 크고 비싸면 그 자동차 주인의 사회적 지위가 높을 것 같은 이미지’의 가부장적 위계 구조가 존재했다.

디트로이트 업계에서는 자동차의 크기와 엔진의 크기가 ‘남성다움’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자동차의 상층부와 정사각형 정면에서 비틀을 촬영해 매우 작고 둥그런 자동차를 심지어 더 작게, 더 여성스럽게, 더 ‘차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했다.

‘씽크 스몰(Think Small, 작게 생각하라)’ 선언은 디트로이트 업계의 마초적인 태도에 대한 매우 인상적인 공격이었다. 폭스바겐은 ‘씽크 스몰’의 두 단어와 아무 내용 없는 심플한 사진을 통해 당시 자동차 업계의 풍조를 조롱했고, 자동차를 보다 여성스럽고 보헤미안적인 감성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창의적 광고인 <씽크 스몰>의 성공 이후, 그들은 시대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창의성을 강조했다. 이는 20년이 넘는 기간 이루어져 연속적인 실패만을 가져왔다.

그들은 1960년대에 도시 보헤미안 문화를 추종했던 핵심고객의 문화 코드를 배제하고, 자동차 기능상의 장점과 차별점, 고급스러움으로 승부했다. 이전에 성공한 <씽크 스몰> 광고의 문화 코드를 잘못 이해했던 것이다.

1990년대에 보헤미안들은 일상생활이 수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다. 보헤미안들은 단순히 문화적 순응을 거부하는 것 이외에도 한발 더 나아갔는데, 그것은 소비자가 된다는 생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인디문화 편에 있던 사람들은 이제 마케터들이 반순응주의 가치관을 과장되게 이용하여 브랜드를 광고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으며, 소비하려 하지 않았다.

새로운 보헤미안들은 삶에 대한 수동적 접근 차원이었던 소비자주의를 거부했던 것이다. 그 대신 문화 생산자의 역할을 자처했다. 이들은 음악, 영화, 그리고 다른 형태의 대중문화에 깊고 강렬하게 관여했다.

이들은 대량 판매되는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상업적이지 않은 음악, 영화 및 예술을 제작하는 자신들의 동료인 ‘반순응주의자들’을 지원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에 아놀드 커뮤니케이션스가 1990년대 이후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부르주아 보헤미안’을 뜻하는 보보스(bobos)의 이러한 시대적인 불안을 정확히 읽고, 거기에 맞는 문화 코드를 제시했을 때에야 비로소 폭스바겐은 과거 창의성의 성공 신화를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아이코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브랜드 매니저들은 사회의 갈등에서 적합한 타깃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신화를 개발해야 한다.

특히 폭스바겐이 문화 아이콘의 지위로 다시 복귀한 것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점은, 1994년에 폭스바겐의 브랜드 팀이 바뀐 광고대행사로 하여금 처음부터 목표 조준점을 ‘사회적 갈등의 적절한 지점’에 두도록 했다는 것이다.

앞뒤 시대적인 맥락 없이 극도로 창의적으로만 만들려고 하는 광고는 사실상 거의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 브랜딩에서 창의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일종의 시대적인 맥락을 배제한 무정부주의적인 지향과 비슷한 것인데, 문화 브랜딩은 창의성을 전략적 목표에 맞추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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