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선 끝난 줄 알았는데…"결국 돌고 돌아 원전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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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변화에 풍력발전 감소
화석연료 가격 급등
정유·가스株 이어 원전株도 강세
화석연료 가격 급등
정유·가스株 이어 원전株도 강세
글로벌 에너지난에 증시 자금이 정유·가스 기업 주식을 거쳐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의 주식으로도 향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수요 증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축소 방침을 정하고 강하게 밀어 붙여왔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적 트렌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지역에서 날씨 변화로 인해 에너지난이 발생한 영향으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증시가 반응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두산중공업은 14.78% 상승한 2만750원에, 한전기술은 12.17% 오른 4만9300원에, 우진은 8.65% 뛴 842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 연구·개발(R&D)에 정부 자금 10억유로(약 1조377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힌 영향이다. 이날 발표된 프랑스 정부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프랑스는 2030년 이전에 핵폐기물 관리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2017년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14기의 원자로를 폐쇄할 정도로 원전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 풍력 발전 효율 저하로 석유·천연가스 가격이 치솟는 에너지난이 일어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해지역에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풍력발전이 멈추다시피 했고, 이는 화석연료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풍력발전 공백을 가스 발전으로 대체하면서 유럽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4배가량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재인 석유와 석탄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20달러(0.25%) 내린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종가인 배럴당 48.40달러와 비교하면 66.20% 오른 수준이다. WTI는 지난 11일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한 뒤 사흘째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원전주에 앞서 정유·가스 기업의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 에쓰오일(S-Oil)의 전일 종가는 11만500원으로 8월 종가 대비 16.19%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가스공사(33.10%), SK가스(23.85%) 등도 급등세를 탔다. 다만 정유·가스 기업 주가는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까지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거나 횡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수세가 원전 기업 주식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에너지 수급 불안이 올해 4분기까지 이어져 화석연료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난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가스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럽 가스 수요의 4분의1을 수송할 수 있는 노드스트롬2의 가동 시기에 따라 공급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는 정치적인 이슈이기에 시기를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고 상업운전 인증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에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번달 회의에서 추가 증산 결정을 내리지 않은 만큼, 미국 내 원유 생산이 중요하지만 미국에서도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력 부족으로 시추 건수가 이전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원유 생산량도 쉽게 올라오지 못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 불확실성이 화석연료 가격 급등에 이어 원전에 대한 재평가까지 불러오면서, 원전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5월말 한미정상회담에서 글로벌 원전 수주 협력이 합의돼 한 차례 원전 기업 주가가 들썩인 바 있다.
이번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산업 자체가 위축됐던 반작용이다. 특히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신규 원전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놓고 진행됐던 공론조사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원전업계 입장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도 받아냈고, 사회적으로도 ‘숙의 민주주의’를 시민 참여형 사회 갈등 해결 모델로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원전업계 관계자는 “공론조사의 주제는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였는데, 공론화위원회가 당초 주제가 아니었던 에너지정책 추진 방향이 거론하며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라는 권고를 붙였다”며 “이후 신고리 5·6호기가 한국의 마지막 원전처럼 인식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이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축소 방침을 정하고 강하게 밀어 붙여왔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적 트렌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지역에서 날씨 변화로 인해 에너지난이 발생한 영향으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증시가 반응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두산중공업은 14.78% 상승한 2만750원에, 한전기술은 12.17% 오른 4만9300원에, 우진은 8.65% 뛴 842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 연구·개발(R&D)에 정부 자금 10억유로(약 1조377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힌 영향이다. 이날 발표된 프랑스 정부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프랑스는 2030년 이전에 핵폐기물 관리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2017년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14기의 원자로를 폐쇄할 정도로 원전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 풍력 발전 효율 저하로 석유·천연가스 가격이 치솟는 에너지난이 일어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해지역에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풍력발전이 멈추다시피 했고, 이는 화석연료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풍력발전 공백을 가스 발전으로 대체하면서 유럽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4배가량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재인 석유와 석탄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20달러(0.25%) 내린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종가인 배럴당 48.40달러와 비교하면 66.20% 오른 수준이다. WTI는 지난 11일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한 뒤 사흘째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원전주에 앞서 정유·가스 기업의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 에쓰오일(S-Oil)의 전일 종가는 11만500원으로 8월 종가 대비 16.19%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가스공사(33.10%), SK가스(23.85%) 등도 급등세를 탔다. 다만 정유·가스 기업 주가는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까지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거나 횡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수세가 원전 기업 주식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에너지 수급 불안이 올해 4분기까지 이어져 화석연료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난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가스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럽 가스 수요의 4분의1을 수송할 수 있는 노드스트롬2의 가동 시기에 따라 공급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는 정치적인 이슈이기에 시기를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고 상업운전 인증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에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번달 회의에서 추가 증산 결정을 내리지 않은 만큼, 미국 내 원유 생산이 중요하지만 미국에서도 원유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력 부족으로 시추 건수가 이전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원유 생산량도 쉽게 올라오지 못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 불확실성이 화석연료 가격 급등에 이어 원전에 대한 재평가까지 불러오면서, 원전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5월말 한미정상회담에서 글로벌 원전 수주 협력이 합의돼 한 차례 원전 기업 주가가 들썩인 바 있다.
이번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산업 자체가 위축됐던 반작용이다. 특히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신규 원전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놓고 진행됐던 공론조사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원전업계 입장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도 받아냈고, 사회적으로도 ‘숙의 민주주의’를 시민 참여형 사회 갈등 해결 모델로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원전업계 관계자는 “공론조사의 주제는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재개 여부였는데, 공론화위원회가 당초 주제가 아니었던 에너지정책 추진 방향이 거론하며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라는 권고를 붙였다”며 “이후 신고리 5·6호기가 한국의 마지막 원전처럼 인식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