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이 보든 말든…봉투에 물건 쓸어 담는 뻔번한 좀도둑 [박상용의 별난세계]
미국 약국 체인 월그린이 좀도둑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매장 5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월그린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끊이지 않는 도난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샌프란시스코 매장 70곳 가운데 17곳을 폐쇄했다. 나머지 53개 매장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은 전국 다른 매장 평균의 5배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월그린 대변인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최근 조직적인 도둑질이 만연하다"며 "더 버텨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대낮에 한 흑인 남성이 자전거를 끌고 매장에 들어와 진열대에 있는 상품들을 대형 봉투에 쓸어 담는 영상이 공개됐다. 남성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고 있는데도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자전거 앞 바구니에 봉투를 올려놓고 유유히 매장을 빠져나갔다.

데일리메일은 캘리포니아주가 2014년 피해액 950달러 미만의 절도를 중범죄에서 경범죄로 격하시키면서 도난 사건이 증가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감염 우려 때문에 상점 직원과 경비원들이 도둑을 쫓지 않기로 원칙을 세웠고, 도난 사건은 더 많이 늘었다는 해석이다.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회 멤버인 아샤 사파이는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월그린을 이렇게 계속 폐쇄되도록 둘 순 없다"며 "사업자를 보호하고 도난 사건을 줄이기 위해 시는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