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시 '문크예거'"…대출중단에 분노한 2030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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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문크예거'로 통한다. 문크예거는 전세계에서 1억부 이상 팔린 일본 만화《진격의 거인》속 캐릭터 '지크예거'에서 비롯했다. 지크예거는 평생 거인들로부터 고통만 받는 자신의 민족(에르디아인)을 말살하려는 계략을 짜는 악역이다.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기보다는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극단적 사고를 지닌 인물이다.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데다 저출산 흐름에 속수무책인 문재인 정부를 자기 민족의 멸종을 주도한 지크예거에 빗대 '문크예거'로 부른 것이다.
문크예거 별명이 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현 정부 실정에 분노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 대표적 '밈(meme·유행 요소를 모방 또는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의 하나로 떠올랐다. 최근 2030 이용자가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크예거 관련 글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로 은행의 대출중단 사태가 속출한 결과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마련' 기회를 막아버린 데다 가계대출 규제로 전세대출도 막히면서 2030세대 살림이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 살 필요없다→전세 살 필요없다→살 필요없다....역시 문크예거"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민심이 빠르게 악화되자 정부도 허겁지겁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일선 은행지점에서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2030은 치솟는 집값에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2030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번지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수거래는 전체의 41.8%에 달했다. 한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등락장을 경험한 50~60대 중장년층이 상승장만 지켜본 20~30대에 아파트를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에 거품을 얹어 사들인 2030이 조정장이 도래하면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사회에 진출한 사회 초년생들의 내집 마련은 더 아득해진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결과 등이 겹치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과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5.3%는 구직을 사실상 단념한 '취업포기자'였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의 지난해 고용률은 7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치솟는 집값과 팍팍한 일자리 시장에 출산률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0.84명)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국내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으로 1명을 밑돌았다. 여성이 가임기간에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 뿐이었다. 문크예거를 거론하는2030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배경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문크예거 별명이 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현 정부 실정에 분노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 대표적 '밈(meme·유행 요소를 모방 또는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의 하나로 떠올랐다. 최근 2030 이용자가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크예거 관련 글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로 은행의 대출중단 사태가 속출한 결과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마련' 기회를 막아버린 데다 가계대출 규제로 전세대출도 막히면서 2030세대 살림이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 살 필요없다→전세 살 필요없다→살 필요없다....역시 문크예거"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민심이 빠르게 악화되자 정부도 허겁지겁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대출이 일선 은행지점에서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2030은 치솟는 집값에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2030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번지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수거래는 전체의 41.8%에 달했다. 한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등락장을 경험한 50~60대 중장년층이 상승장만 지켜본 20~30대에 아파트를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에 거품을 얹어 사들인 2030이 조정장이 도래하면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사회에 진출한 사회 초년생들의 내집 마련은 더 아득해진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결과 등이 겹치면서 실업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과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5.3%는 구직을 사실상 단념한 '취업포기자'였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의 지난해 고용률은 7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치솟는 집값과 팍팍한 일자리 시장에 출산률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0.84명)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국내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으로 1명을 밑돌았다. 여성이 가임기간에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 뿐이었다. 문크예거를 거론하는2030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배경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