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벨트·패딩·비니 등 판매량도 증가
패션업계, 스우파 출연진 활용해 마케팅
# 대학생 방희원 씨(22·여)는 최근 조거핏 트레이닝 팬츠를 구매했다. "평소 핏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옷을 좋아해서 이런 옷은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다"는 방씨는 "최근 '스우파'를 보고 처음으로 스트리트패션 옷을 사봤다"고 말했다.최근 음악 채널 Mnet '스트릿우먼파이터(스우파)' 인기로 스트리트패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스트리트패션이란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타일을 일컫는 말로, 힙합 스타일이 섞인 편안한 실루엣의 옷들을 통칭한다. 품이 넉넉한 상의와 와이드핏 바지, 야구모자, 비니, 운동화 등이 스트리트패션의 대표 아이템이다.
# 회사원 지모 씨(34·여)는 즐겨 입던 스키니진 대신 통이 넓은 와이드핏 청바지를 샀다. 그는 "통바지가 다시 유행이라고 듣긴 했는데 '스우파'를 보니 스키니진이 촌스러워 보이더라"고 귀띔했다.
14일 스트리트패션 온라인 편집숍 힙합퍼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가방·모자·액세서리부터 후디·트레이닝복까지 '스우파' 여성 댄서들과 관련된 의상 및 품목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이 기간 캡모자 판매량은 7538%나 뛰었다. 양말(1008%), 벨트(409%)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패딩(314%) 운동화(208%) 데님바지(206%) 비니(204%) 트레이닝바지(191%)도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스트리트패션 인기에 연예인들도 와이드핏 바지나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우파 패션' 인증샷을 올렸다. 배우 김지우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크롭톱(배꼽티)과 운동복 하의를 입은 모습을 올리며 "'스우파' 때문에 운동복 스타일도 변화하는 중"이라고 썼다.
개그우먼 홍현희는 검은색 비니를 쓰고 스우파에 출연 중인 댄서 '노제'의 의상과 메이크업을 따라한 사진을 올렸다. 걸그룹 카라 출신의 박규리도 크롭톱을 입은 사진을 게재하며 "요새 '스우파' 홀릭이다 보니 이런 스타일링을 다시 하고 싶네. 사랑해요 스우파"라고 덧붙였다. '스우파' 출연진과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패션업계는 스우파 출연진들을 앞세운 마케팅에 나섰다. F&F가 전개하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MLB는 스우파에 출연한 댄스크루 '프라우드먼'과 함께한 MLB씸볼(Seamball) 컬렉션 화보와 영상을 공개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도 댄서 노제와 함께한 가을·겨울(FW) 시즌 아우터 화보를 선보였다.
애슬레저 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는 가로수길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 허니제이를 초청하기도 했다. 허니제이가 방송에서 멘 가방이 스트레치엔젤스의 호보백으로 밝혀지며 완판 기록을 세우자 감사 의미를 담아 행사를 기획했다. 허니제이는 매장에서 프라이빗 쇼핑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행은 돌고돈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엔 '스우파' 인기에 힘입어 스트리트패션이 유행하고 있다"며 "스키니진 등 꽉 쪼이는 옷보다는 편한 옷을 추구하는 트렌드도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