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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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국내 1위 여행·공연 예약 플랫폼인 인터파크의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해외여행 시장 공략을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선 결과다.

야놀자,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해외여행 수요 공략"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여행·공연·쇼핑·도서 등 사업부문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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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터파크와 국내외 여가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도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놀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외 여행시장의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의 교두보로 인터파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여행 플랫폼들과 크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상호 연계 등 고객 사용성 측면 경쟁력 강화를 기대했다.

야놀자는 "국내 기업으로서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는 해외 여행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해외 여행 수요에 선제 대응함은 물론,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보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인터파크는 매각 대상인 여행·티켓·도서 등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분할한 회사 지분을 파는 방식으로 매각 구조를 짰다. 인터파크는 주력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로 매각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는 듯했으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야놀자의 '베팅'에 인수가 성사됐다.

'보복여행' 수요 정조준한 숙박 플랫폼

사진은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한경 DB
사진은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한경 DB
야놀자는 앞서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와 손잡은 데 이어 국내 1위 여행·공연 예약 플랫폼인 인터파크의 사업부문도 품에 안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눌려있다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복여행' 수요 선점을 위해 선점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야놀자는 지난달 하나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야놀자 플랫폼에서 단독 판매하는 방안, 공동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숙박플랫폼 2위인 '여기어때'도 여행사 온라인투어 지분 인수에 나섰다.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투어의 지분 약 20%와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며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해외여행 시장을 공략하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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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여행업계가 백신 접종국 간 '트래블 버블(여행상품권역) 효과'를 노리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탄이 풍부한 숙박 플랫폼이 국내여행과 숙박 중심이던 사업영역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여행사들과 손을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숙박 플랫폼은 실탄과 인공지능(AI) 기술,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야놀자의 경우 2023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한 만큼 글로벌 숙박·여행 플랫폼 변신을 도모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