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창케미칼·대주전자재료 '소부장 기술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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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형 포토레지스트
영창케미칼, 국산화 성공
대주전자, 실리콘 음극재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 입증
엔젯, 초미세 프린팅 원천기술
중기부, 강소기업에 4000억 지원
영창케미칼, 국산화 성공
대주전자, 실리콘 음극재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 입증
엔젯, 초미세 프린팅 원천기술
중기부, 강소기업에 4000억 지원
영창케미칼은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는 빛으로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노광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균일하게 도포되는 액체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이후 이 회사는 소재 국산화의 기대주로 주목받으며 성주산업공단에 공장을 증설하는 등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2018년 53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607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무역분쟁 이후 기술 자립도를 높인 강소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실리콘계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 이상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고 급속 충전에도 유리하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은 현재도 대주전자재료와 일본 신에쓰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1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며 “전기차를 준비하는 해외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공급되는 수출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창케미칼은 일본 미국 등이 장악하고 있던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룬 몇 안 되는 소재 기업이다. 포토레지스트는 성질에 따라 빛에 노출된 부분을 없애 회로 패턴을 만드는 ‘포지티브형’과 반대로 빛에 노출된 부분을 남겨 회로 패턴을 새기는 ‘네거티브형’ 두 종류가 있다. 영창케미칼은 2009년 포지티브형보다 정교한 공정이 가능한 네거티브형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2014년에는 ‘불화크립톤(KrF) 광원용 포토레지스트’까지 상용화하는 등 반도체업계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 중국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5~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소재 개발에 집중하는 게 성공 비결로 꼽힌다. 영창케미칼은 10나노(㎚)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에 쓸 수 있는 EUV 포토레지스트도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EUV 포토레지스트는 아직도 일본제가 90%를 장악한 시장”이라며 “수년 내 국산화를 통해 수입을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엔젯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선폭 1마이크로미터급(㎛) 수준의 고해상도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는 초미세 프린팅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얇은 전자회로를 만들기 위해선 잉크가 나오는 노즐이 좁아야 하는데 엔젯은 유도정전기장을 이용해 좁은 노즐에서도 잉크를 나오게 하는 원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엔젯은 이런 기술을 활용해 2017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LED칩 본더(접합) 장비’ 등을 개발했다. 변도영 대표는 “올해 매출 13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발된 기업을 중심으로 핵심 소재 국산화와 기업 간 공급계약 체결 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소부장 관련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20%대로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 소재 장비 분야를 넘어 바이오, 환경·에너지 등 분야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최근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무역분쟁 이후 기술 자립도를 높인 강소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최초 개발
대주전자재료는 2차전지에 들어가는 실리콘 음극재 제조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원료에 따라 크게 흑연계와 실리콘계로 나뉘는데, 대주전자재료가 2019년 세계 최초로 고효율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성공했다.실리콘계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4배 이상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고 급속 충전에도 유리하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은 현재도 대주전자재료와 일본 신에쓰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1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며 “전기차를 준비하는 해외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공급되는 수출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창케미칼은 일본 미국 등이 장악하고 있던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룬 몇 안 되는 소재 기업이다. 포토레지스트는 성질에 따라 빛에 노출된 부분을 없애 회로 패턴을 만드는 ‘포지티브형’과 반대로 빛에 노출된 부분을 남겨 회로 패턴을 새기는 ‘네거티브형’ 두 종류가 있다. 영창케미칼은 2009년 포지티브형보다 정교한 공정이 가능한 네거티브형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2014년에는 ‘불화크립톤(KrF) 광원용 포토레지스트’까지 상용화하는 등 반도체업계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싱가포르, 중국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5~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소재 개발에 집중하는 게 성공 비결로 꼽힌다. 영창케미칼은 10나노(㎚)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에 쓸 수 있는 EUV 포토레지스트도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EUV 포토레지스트는 아직도 일본제가 90%를 장악한 시장”이라며 “수년 내 국산화를 통해 수입을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엔젯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선폭 1마이크로미터급(㎛) 수준의 고해상도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는 초미세 프린팅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얇은 전자회로를 만들기 위해선 잉크가 나오는 노즐이 좁아야 하는데 엔젯은 유도정전기장을 이용해 좁은 노즐에서도 잉크를 나오게 하는 원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엔젯은 이런 기술을 활용해 2017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LED칩 본더(접합) 장비’ 등을 개발했다. 변도영 대표는 “올해 매출 13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부장 기업 4000억원 지원
영창케미칼, 엔젯, 대주전자재료 등 기업은 모두 정부가 2019년부터 지정한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포함된 업체다. 선정된 기업은 기술개발, 개발 기술의 양산·판매를 위한 자금, 공정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보급 등을 패키지로 지원받고 있다. 그동안 선정된 강소기업 100곳에는 융자 및 보증 3657억원, R&D 비용 705억원, 투자 462억원 등 4000억원(올해 6월 기준) 이상이 지원됐다.선발된 기업을 중심으로 핵심 소재 국산화와 기업 간 공급계약 체결 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소부장 관련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20%대로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 소재 장비 분야를 넘어 바이오, 환경·에너지 등 분야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