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자들, 법원에 가처분…'지지층 이탈' 적전분열 경고음
"극렬문빠 원팀안돼"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경선 내홍 여진(종합)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에도 경선 내홍에 따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무위가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이른바 '박수 추인'으로 기각한데 더해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측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에 대해 "일베 수준"이라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의 '원팀 선언'에도 감정 섞인 앙금이 계속되면서 경선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 표가 본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극렬문빠 원팀안돼"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경선 내홍 여진(종합)
당장 이 전 대표 측은 송 대표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한 것을 두고 발끈했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대표라는 사람이 당내 지지자들을 향해 망언을 일삼는데 내년 대선에서 이길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래서는 원팀이 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을 공개 비판하는 브리핑을 한 것을 두고도 반발이 터져 나왔다.

캠프 전략실장인 김광진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저도 10년 가까이 민주당에서 중앙정치를 했는데 당의 수석대변인이 당내 정치인을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못 봤다"며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원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날 승복 메시지를 냈던 이 전 대표도 격앙된 목소리를 내며 가세했다.

그는 이날 오후 캠프 해단식에서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당내 다른 후보 측의 비난을 정면으로 겨눈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 행사를 마친 뒤 '원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극렬문빠 원팀안돼"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경선 내홍 여진(종합)
송 대표의 '일베 발언'은 이 전 대표 열성 지지자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들은 전날 당무위의 결정을 비난하며 이날 오전 경선 결과 효력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일부는 당무위 결정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것을 두고는 당무위에 참석한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에게도 거센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일부 지지자들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문재인 대통령님이 이재명을 도와주는 순간 대통령님도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서 제명당할 수 있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는 글을 SNS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지지자 일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인 '조국의 시간'을 불에 태우는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후보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이번 대선 경선에서 극렬문빠가 이낙연에게 붙었다"면서 "극렬문빠가 포함된 원팀이면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가세하면서 양측간 감정 싸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극렬문빠 원팀안돼"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경선 내홍 여진(종합)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낙연 지지층'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은 여야 간 초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반이재명' 지지층의 원심력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1~12일, 전국 성인 2천2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응답은 40%에 달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7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지지자 상당수는 이재명 후보를 못 찍겠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