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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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미국 시그나그룹의 매각 발표와 후속 조치에 반발하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라이나생명의 몸값을 키운 공을 시그나그룹이 가져가는 사태가 벌어진 만큼, 앞서 회사 측이 제시한 성과급에 대해서도 재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라이나생명 임직원 40명은 15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 직원들이 이번 거래로 인해 지금까지 이룩한 경이적인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면 절대로 이를 좌시할 수 없다"며 "최선의 노력으로 이를 보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그나그룹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너스 금액을 결정해 통보하는 방식으로 라이나생명의 임직원을 무시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기존 M&A(인수합병) 보너스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면 철회하고, 직원들과 협의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는 직원들의 전체 의견이 합의될 경우 추가 협상 없이 M&A 보너스를 전격 수용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임직원들과 매각 보너스 협상을 진행하면서 매각 전 임직원 월급에 400%, 매각 이후 추가로 200%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이 불만을 표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비해 초라한 성과급이라 판단돼서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은 35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생명보험업계에서 삼성생명(9288억원), 교보생명(3829억원)에 이은 3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텔레마케팅(TM) 채널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결과다. 같은 해 기준 총자산수익률(ROA)은 7.27%로 생명보험업계 1위 자리를 기록했다. 다른 생보사들의 ROA 평균이 0.36%란 것을 감안하면 매우 견고한 수치다.

시그나그룹은 지난 8일 한국, 대만, 뉴질랜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와 터키합작 회사를 처브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가격은 총 57억7000만달러(약 6조8649억원)로 내년에 협상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중 라이나생명의 가치는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그나그룹이 지난 10년간 라이나생명을 통해 1조1650억원의 배당금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총 7조원 이상의 금액을 챙겨 철수하는 셈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