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어난 바이오산업 관련 소식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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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두둑한 진단키트社들 ‘제2 먹거리’ 찾는다
SD바이오센서, 혈당기 회사 투자
랩지노믹스, 신약 개발 뛰어들어
바이오니아, 탈모용 화장품 개발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풍부한 자금을 마련한 진단기업들이 앞다퉈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SD바이오센서는 지난 9월 29일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사인 유엑스엔에 400억 원 규모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외 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유엑스엔은 외부 환경에 따라 활성도가 바뀌는 효소 대신 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백금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 유통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 인허가를 신속하게 획득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 회사는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키트 대량 공급에 성공했지만 미국 시장에선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아 신속 항원진단키트의 미국 매출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씨젠도 M&A를 통해 제약,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뛰어든 진단 업체도 있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8월 시프트바이오와 100억 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시프트바이오는 혈액 속에서 철을 운반하는 수송체인 페리틴을 약물 전달체로 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페리틴에 변이 유형별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다가백신을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안에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데 쓰이는 단백질인 CD47을 표적으로 삼는 항암제도 페리틴으로 개발 중” 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리보핵산(RNA)을 표적으로 삼는 신약과 화장품을 동시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 써나젠을 통해 폐나 신장을 딱딱하게 만드는 특정 RNA를 겨냥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섬유증 치료제로 한 임상 1상 계획을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탈모 유발에 관여하는 RNA를 잘라내는 물질로 만든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마치고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SK바사, CEPI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내년까지 연장 합의
시설사용 계약 만료 앞두고 연장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민간기구 전염병대 비혁신연합(CEPI)과 시설사용계약을 연장 체결했다고 10월 6일 밝혔다. 안동 L하우스의 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활용하는 내용이다.양측은 또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연구와 그에 따른 백신 개발에도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체결돼 연말 만료를 앞둔 안동 L하우스 시설사용계약도 2022년 말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계약에는 내년까지 L하우스의 9개 원액 생산시설 중 3개 시설을 CEPI에서 지원받은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데 우선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세계의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초기 계약금을 상징적 의미만이 담긴 1유로(약 1375원)로 합의했다.
CEPI는 추가 확보되는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세계에 공급하는 등 공평한 백신 접근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설을 지속 활용키로 했다. 코백스는 내년 1분기까지 총 20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세계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시설사용계약 연장에 따른 추가적인 위탁생산 계약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글로벌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CEPI와 긴밀한 협력 아래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자체 코로나19 백신(GBP510)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붙이는 인슐린’ 이오패치, 유럽 수출 시작
이오플로우는 착용형(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의 유럽 수출물량 선적을 완료했다고 지난 9월 30일 발표했다.이오패치는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 기기다. 한 번에 최대 84시간(3.5일)까지 인슐린 주입이 가능하다. 이오플로우는 2019년 이탈리아 제약사인 메나리니와 5년간 1500억 원 규모의 이오패치 유럽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오플로우가 공급하는 이오패치는 메나리니의 ‘글루코멘 데이 펌프’라는 제품명으로 유럽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오플로우는 유럽 판매망을 넓혀 내년 상반기까지 17개국에서 이오패치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시장엔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진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오패치 공급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오패치 구동부품의 자동화 생산시설을 구축할 목적으로 10월 초 산업은행에서 180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개발에 성공한 뒤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이오플로우가 유럽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했다.
제약·바이오, 위탁생산 사업 공격 투자
코로나로 사업 성장성 확인 헬릭스미스·지놈앤컴퍼니 등 설비 구축·M&A
삼바·SK바사도 공장 증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10월 6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던 곳뿐 아니라 신약 개발에만 전념하던 바이오 벤처도 CMO에 손을 뻗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내년 4월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미국 텍사스주 플라스미드 데옥시리보핵산(DNA) CMO 공장 주문을 미리 받고 있다. 플라스미드DNA는 유전자 치료제의 중간 원재료로 쓰인다. 대부분 CMO를 통해 조달한다.
진원생명과학은 작년 매출(413억 원)의 세 배 이상(약 1500억 원)을 쏟아부어 텍사스 공장을 짓고 있다. 추가 자금 조달이 마무리되는 대로 같은 규모의 2공장 착공도 서두를 계획이다.
헬릭스미스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CMO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지난 9월 서울 마곡에 CMO 설비 구축을 마무리 지었다. 그간 세포·유전자 혁신신약만 개발하던 데서 CMO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다.
지놈앤컴퍼니도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바이옴 CMO 리스트랩을 312억 원에 인수했다. 이연제약은 충북 충주에 CMO 설비를 구축했다. 플라스미드 DNA, mRNA를 비롯한 유전자 치료제와 세포 치료제 CMO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엔지켐생명과학도 내년까지 1억 도스 규모의 mRNA 백신 공장을 충북 오송에 지을 예정이다.
대기업도 CMO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5·6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백신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고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기존 공장을 활용해 mRNA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하고 있다. SK㈜는 일찌감치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MO 기업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EDGC, 美서 암 조기진단 도전
특허 출원한 혈액검사 기술로 암 진단 서비스 상용화 나서
대장암 등 10종 1·2기서 진단
국내 유전자 분석 기업인 EDGC가 혈액 검사로 폐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다.단 한 번의 피 검사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암을 1~2기에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EDGC는 10월 6일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다니는 DNA의 후천적 변이 여부를 파악해 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에 대해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실험실표준인증(CLIA LAB·클리아랩)을 획득한 실험실 2만8000여 곳을 찾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을 1·2기 단계에서 진단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 이름은 ‘온코 캐치-E’로 지었다. 회사 관계자는 “검사 대상자 혈액에서 추출한 DNA의 유전자 형태를 암 환자의 DNA 유형을 정리해놓은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분석하는 식으로 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라며 “폐암·유방암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실험에서 민감도가 93%로 측정됐다”고 말했다.
후천적인 유전자 변이를 유형별로 나눠 분석하는 암 조기진단 기술은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EDGC와 미국 일루미나 등 글로벌 진단기업이 이 방식의 암 조기 진단 서비스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DGC는 미국에서 일반인 대상의 온코 캐치-E 서비스를 출시한 뒤,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서비스를 함께 공급할 예정이다. 액체생검 기술을 이용해 암 환자별 특성에 맞는 항체치료제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항체치료제 투여 후 효과가 어떤지, 종양제거수술 이후 암이 재발했는지 등을 이 기술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DGC는 그간 액체생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9월 홍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 몰레큘러헬스와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엔 액체생검 임상시험을 위해 구축한 시설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승인을 받았다.
이민섭 EDGC 대표는 “원천기술 특허를 통해 암 조기진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암 조기진단 서비스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렌텍 인공관절, 中 정부 조달사업 제품 선정
유통사 신룽볼트 공급자 낙찰
코렌텍이 중국 내 인공관절 제품의 판매 범위를 5개 성에서 중국 전역으로 넓혔다.지난 9월 29일 중국 국가기관 고부가가치 의료소모품 공동구매처에 따르면 쑤저우 신룽볼트 의료기기 유한회사는 ‘국가기관 인공관절 집중 조달’ 사업의 공급자로 지난 9월 14일 선정됐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인공관절 대량구매를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이 사업에 낙찰되면 중국 전역에 인공관절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신룽볼트는 코렌텍의 제품을 가지고 이번 입찰을 진행했다. 입찰이 진행된 인공관절 품목은 무릎관절 등 4개 품목이다. 코렌텍의 제품은 4개 품목 모두에서 선정됐다.
코렌텍은 이번 낙찰로 중국 전역을 시장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코렌텍은 인공관절 제품으로 2013년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중국 5개 성의 건강보험에 등재시켰다. 최근 중국 보건당국이 국가 단위로 보험 적용 단위를 바꾸게 되면서 중국 전역을 시장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인공관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1조1000억 원(9억3500만 달러)으로 추산된다. 이 시장에서 1%만 확보하더라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다. 올 상반기 코렌텍의 매출(212억 원) 중 해외 비중은 22%(48억 원) 수준이었다.
코렌텍은 지난해 중국 관절 유통 전문기업인 신룽볼트와 중국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유통망 확보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공고관절 시장 점유율 1위인 코렌텍이 중국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안트로젠, 24억 정부지원 받아 희귀 피부질환 치료제 임상
안트로젠은 희귀 피부질환(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 임상시험이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연구과제로 선정됐다고 9월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3년까지 23억9100만 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정상 피부조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콜라겐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아 약한 자극에도 수포가 생기고 전신에 심각한 감염과 통증이 발생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과거에는 한센병(나병)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환자 수는 국내 400여 명, 전 세계에 50만 명 안팎이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는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는 데다 환자 한 명이 특수붕대와 드레싱 비용으로 매달 1억 원 가까이 쓰는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안트로젠이 임상시험 중인 치료제는 동종 유래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하는 시트형 제 품이다.
젠큐릭스, 터키 유통사와 계약...
유방암 진단검사 제품 공급
젠큐릭스는 터키 진단기기 유통업체 네오젠 다이애그노스틱과 유방암 예후진단검사 제품 ‘진스웰BCT’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0월 6일 밝혔다.
젠큐릭스는 네오젠을 통해 터키,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6개국에 진스웰BCT를 공급할 계획이다. 터키 등에는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스웰BCT는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아시아 최초 유방암 예후진단검사 제품으로, 수술 후 10년 내에 다른 장기에 전이될 확률을 예측한다. 지난 9월 국내 종합병원을 통해 유방암 예후진단검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진스웰BCT와 동반진단검사 ‘드롭 플렉스’를 앞세워 조기진단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간암과 대장암에 대한 액체생검 조기진단 제품의 인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편집=김예나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