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귄터 그라스, 나치 비판에 평생을 바치다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너는 스물한 살이다, 오스카야. 너는 자랄 것인가 말 것인가?”

나치 독일 집권하에서 타락한 어른들을 목격한 주인공이 신체적 성장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소설 《양철북》.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로 유명하다.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그라스는 독일 과거 청산에 평생을 바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라스는 1927년 10월 16일 단치히 자유시(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7세 때 히틀러 나치 친위대에 징집돼 복무했다. 여기서 얻은 죄의식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주제가 됐다. 종전 후 그라스는 진보 성향 베를린 문인 모임 ‘47그룹’에 가입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59년 낸 《양철북》이 호평을 받으면서 그라스는 인기 작가로 올라섰다. 그라스는 1999년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라스는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한 작가였다. 나치당원이었던 쿠르트 게오르크 키징거 총리를 낙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에도 뛰어들었다. 이런 활동 때문에 말년에 나치 친위대 복무 이력을 고백하자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라스는 2015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