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맥관리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이 중국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링크트인은 미국 소셜미디어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운영을 이어왔으나 규제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링크트인은 14일(현지시간) “중국 서비스를 올해 말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링크트인은 중국의 규정 준수 요구 등 규제 강도가 높아졌고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아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 링크트인은 소셜미디어 기능 없이 구인·구직 정보를 제공하는 ‘인잡스’ 사이트를 대신 중국에 내놓기로 했다.

링크트인의 ‘퇴장’으로 중국에서 운영되는 미국 소셜미디어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2009년부터 중국에서 차단됐다. 구글은 2010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올해는 메신저 앱 시그널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 금지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링크트인마저 중국을 떠나는 데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검열을 하는 중국에서 서구 인터넷 기업들의 고군분투가 끝났다”고 평했다.

링크트인은 201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사용자 5200만 명을 확보했다. 중국 정부의 검열 등 규정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를 두고 링크트인이 중국 서비스를 지속하는 대가로 브랜드 가치를 일부 포기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링크트인은 중국 정부와 관계가 틀어지며 고전해 왔다. 중국 정부로부터 “정치적 콘텐츠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질책을 받고 지난 3월에는 신규 회원 가입을 중단했다. 링크트인은 반중 성향의 인권운동가, 언론인 등 계정의 중국 접속을 차단하고 콘텐츠를 삭제해 왔다. 그럼에도 중국의 인터넷 감독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5월 링크트인과 MS의 검색엔진 빙(Bing)이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링크트인의 모회사 MS는 지난해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인수하려고 했다가 미·중 갈등의 중심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텐센트, 메이퇀 등이 규제당국으로부터 벌금 등 제재를 당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