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반등한 해운株, 지금 들어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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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만 적체 해소 위해 LA항 24시간 가동키로
“내년 3분기까지 운임 강세” vs "물동량 증가 꺾일수도“
“내년 3분기까지 운임 강세” vs "물동량 증가 꺾일수도“
지난달 하순부터 조정을 받았던 해운기업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춤했던 해상 운임이 다시 상승한 데 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항만 적체 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나서면서다.
하지만 미국만 나선다고 전 세계적 항만 적체가 해소될지 미지수인데다, 글로벌 물동량 성장이 유지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흥아해운은 30.00% 급등한 3965원에, 대한해운은 8,70% 뛴 2935원에, 현대글로비스는 3.85% 상승한 17만5500원에, HMM은 2.05% 오른 2만9900원에, 팬오션은 1.85% 상승한 661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해운주들은 코스피 급락세와 함께 동반 하락했지만, 지난 13일부터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전날 상승세는 미국 정부가 항만 적체 해소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항만 지도부, 국제항만창고노조, 상공회의소 등과 화상회의를 열어 물류대란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를 통해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항을 매일 24시간 동안 가동하기로 했다. 이미 롱비치항은 3주 전부터 부분적으로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항만에서 선박 적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만 항만을 24시간 가동한다고 항만 적체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글로벌 평균 컨테이너 선복량의 36% 가량이 항만에 적체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의 높은 운임에도 화주는 화물을 선적할 선복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선사들은 추가요금(surcharge)을 부과하며 수익성을 최대로 뽑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해상운임은 장기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 단위로 집계되는 상하이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4일까지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다가, 이달 1일 소폭 하락했지만, 8일에는 다시 상승해 4647.60을 기록했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도 지난 11일 5488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 따라 해운기업들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608.66% 많은 2조1700억원이다. 같은 기간 팬오션(145.95%), 현대글로비스(60.47%) 등도 가파른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시작된 컨테이너 업황 회복 및 호황국면이 지속됐다”며 “3분기 이후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고 작년 4분기의 높은 실적에 따른 역기저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지만, 컨테이너 수급 밸런스를 감안하면 내년 3분기까지 시황의 급락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항만 적체에 따른 선복(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 내 공간) 공급 부족 현상은 언젠가는 해소될 이슈이며, 향후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전력난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품 물동량 둔화 및 운임 정점(피크아웃) 우려는 여전하다”며 “중국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한 확실한 경기부양안을 내놓지 않으면 물동량 둔화 우려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진 연구원도 “내년 드라이벌크 물동량은 2.2%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중국의 탈탄소 기조와 부채 축소(디레버리징)를 감안할 때 철광석, 석탄 등의 수요는 2025년까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컨테이너 시황에 대해서도 “미국 PCE 내구재 소비는 지난 4월을 고점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해 지속적으로 반등ㄹ하고 있는 서비스 소비와 차별화된 양상”이라며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이 정상화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 배수는 올해의 1.1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