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등골 빼먹는 상인들' 비판 '봇물'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련소 들어가는 군인들 등골 빼먹는 상인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지금 입영 장정들이 입소하고 있는데 (상인들이) 이 전단지를 나눠주며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일부 상인들이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전단지에는 "코로나로 인한 확진자 증가로 부대 훈련소 내 모든 영내 마트(PX)를 운영하지 않는다"라고 적혀있다.
또 "훈련 기간 중 영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전자시계와 행군 시 사용할 깔창과 물집 방지밴드(패치)는 입대 전 외부에서 준비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쓰였다. 상인들의 말처럼 코로나19로 인해 PX가 운영되지 않고 있을까. 한경닷컴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부대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방역을 위해 잠시 닫을 순 있겠으나 아예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훈련병뿐만 아니라 훈련소 조교도 PX를 이용하기 때문에 문을 닫는 것은 불가하다는 취지다.
A 씨가 추가로 게시한 해당 부대 측도 유의사항 공지를 통해 "고가의 저급한 물품 구매로 과도한 지출이 빈번하다. 불필요한 물품을 구매하지 말라"며 "PX에서도 저렴하고 내구성 있는 전자시계를 구매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훈련소 앞에서 분주하게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군부대 앞 상인들도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건너고 있을 터. 하지만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까지 물품을 파는 것은 입영 장정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가뜩이나 고생하러 가는 애들 등골을 빼먹나", "훈련소 앞 상인들 진짜 요즘 고단수다", "일부 상인들 폭리 취하는 게 너무 심하다", "대놓고 앞에서 사기를 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