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2900~3030선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3015.06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반년 만에 3000선 아래로 내려간 이후 8거래일 만에 3000선을 탈환한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096억원, 867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2963억원 순매도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소매판매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상승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5%, 0.50%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주식시장이 두 개의 파고를 넘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Fed의 테이퍼링이 현실화되고 이를 금융시장이 한차례 반영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인플레이션에서 에너지 가격, 운임 등 비용 요인들이 제거됨에 따라 실제 인프레이션이 Fed의 조기 긴축을 필요로 하는 수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두 가지를 확인한 이후에는 공급망 복구에 따른 제조업 업황 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인한 글로벌 경제 개선세 가속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현재로서는 코스피 박스권 지속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한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시작 기대감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요인으로 기대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긴급 사용 승인을 FDA에 신청했다. FDA 승인 시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명분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위탁생산을 통해 생산능력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정부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출범했다. 일상회복위원회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일상 회복에 필요한 단계와 소요시간 백신패스 도입 등을 결정하고 이달 중 실천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반면 인플레이션 및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실적 피크아웃 우려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비용 요인뿐 아니라 수요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경기 관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Fed의 긴축 가능성을 불거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했다. 3분기는 코스피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시기다. 그런나 실적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1개월간 2021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0.5% 상향됐으나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0.2%, 1.4% 하향했다. 실적 피크아웃 전망은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국기업들의 주가 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임승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수급이 엇갈리는 가운데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주부터는 본격적인 어닝 시즌 진입과 리오프닝, 실적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