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하루 3천∼5천명 예측도…정부 "하루 1만명 대비해 대책 강구"
'재택치료 확대'가 핵심…증상 악화시 '단기치료' 도입 검토
[위드코로나]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지속가능한 의료대응 관건
'위드(with) 코로나'는 용어 그대로 사람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함께 지내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불리는 새 방역체계에서는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나오듯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지만, 이들을 치료해가면서 일상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이에 새 방역체계에서는 확진자 수보다 중환자수, 사망자 수 관리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대응의 무게중심도 자연스레 '방역'에서 '적절한 치료'로 옮겨가게 된다.

◇ 방역체계 전환 시 현실적인 의료대책은 '재택치료'
방역체계 전환에 맞춰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인 '관문'으로 꼽힌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의료자원이 코로나19 확진자에 집중되고 의료인력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현재의 대응 체계를 더 유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예방접종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떨어졌음에도 지금 같은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도 지적한다.

실제 코로나19 월간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각각 4.72%, 2.70%까지 올랐으나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올해 8월에는 2.17%, 0.35%로 떨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에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의료체계 정비 필요성에 무게를 싣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4차 대유행'이 지속할 경우 신규 확진자 수가 이달 말 3천500∼4천300명, 유행이 악화할 경우 5천명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내달 말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천300∼4천900명에서 많으면 5천명 이상도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었다.
[위드코로나]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지속가능한 의료대응 관건
방역체계 전환 시기에 하루 수천명씩 환자가 쏟아지게 되면 지금처럼 무증상·경증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격리하고 위중증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5일 기준 전국에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1만9천586개, 중환자 전담병상은 1천47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9천817개인데, 병상별로 절반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정부는 이에 더해 최악의 경우 하루 1만명 정도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와 관련, "현재로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 수준까지 갔을 때를 대비해 중환자 병상과 재택치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택치료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는 집에 머물고, 의료진이 비대면으로 이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재택치료는 새 방역체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지만, 월간 치명률이 현 수준인 0.3%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7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 치명률이 급증하는 등 유행 상황이 급변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위드코로나]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지속가능한 의료대응 관건
◇ 재택치료 보완책 필요…'단기치료' 도입 검토
정부는 재택치료 확대에 대비해 기본 틀은 만들어 둔 상태다.

지금까지는 12세 이하 어린이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 한해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정부는 지난 8일 재택치료 대상을 입원요인이 없는 70세 미만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자 수는 이달 1일 1천361명에서 15일 3천218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재택치료자는 열흘간 집에 머물면서 체온, 산소포화도를 측정해서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 수치를 입력해야 한다.

의료진은 하루 두 번씩 확진자 건강 정보를 확인한다.

아직 보완할 점도 많다.

가령 확진자가 증상이 악화할 경우 이를 신속히 파악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만큼 인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

집에 머물면서 증상을 확인해야 하는 확진자의 불안감과 지역사회 전파 우려를 어떻게 낮출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는 우선 재택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단기치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하다가도 감염병 전담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현재 재택치료자가 방문할 수 있는 단기진료센터는 서울, 경기에 각 1곳씩 운영되고 있다.

확진자는 이 센터에 1박2일 정도 입원해 흉부 엑스선촬영 등을 하고 진료를 받는다.

정부는 이에 더해 입원 절차 없는 외래진료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독감 수준인 0.1% 이하로 떨어지면 일상 의료체계에서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 "경구 치료제가 나오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적절하게 치료하려면 의료체계가 잘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SD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화이자와 스위스 로슈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국내 제약사들도 먹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는 각 제약사와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최소 2만명분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구매 예산으로 총 362억원(3만8천명분)을 편성했고, 추가 물량도 확보할 예정이다.
[위드코로나]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지속가능한 의료대응 관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