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전북 익산의 회원제 골프장(18홀) 베어포트리조트 매각이 순항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익산관광개발과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금강산업개발을 포함해 총 세 곳이 최근 회생계획안 제출을 마무리했다. 연내에 채권단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중제(퍼블릭) 18홀은 이미 금강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회원제 18홀이 매각 대상인 데다 입회금 반환청구 소송 등 법정 공방에 놓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매각 성사 여부가 더 주목받고 있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베어포트리조트의 매각을 위한 회생계획안을 지난 14일까지 세 곳으로부터 제출받았다. 우협으로 선정된 익산광광개발은 1019억원가량을 인수금액으로 제시했고 나머지 두 곳은 600억~900억원대를 쓴 것으로 알려져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베어포트리조트는 2012년 한울아이앤시로 설립했다. 웅포관광개발로부터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꿨다. 인수 이후 36홀 중 18홀만 대중제로 운영해왔는데 기존 골프장 회원들이 회원권 승계를 요구했고, 웅포관광개발이 나머지 18홀을 회원제로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2016년 웅포관광개발이 파산하면서 입회보증금 반환 소송이 이어졌다. 이후 베어포트리조트가 회원제도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우발채무 급증 등으로 2019년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회생법원의 판단에 따라 회생 신청은 한 차례 기각됐다.
다시 회생 절차를 밟게 된 건 지난해 9월 채권단이 신청하면서다. 이번엔 계속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진행된 것으로, 회원제 18홀을 인수한 뒤 대중제로 전환하면 충분한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다.
IB업계에서는 베어포트리조트가 2019년 대중제 골프장을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권자들과 법정 공방을 치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애초에 이번 매각 가능성을 낮게 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골프인구가 늘어난 데다 전국 골프장 인수합병(M&A)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인근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도 인수 희망가격이 1000억원을 넘겼다는 점이 기대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실제로 회생계획안에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플랜을 담았는지, 회원들에게 얼마를 변제해줄 것인지가 이번 매각 성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금강산업개발이 이미 베어포트리조트의 대중제 18홀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골프장 진입로, 클럽하우스 지분 절반 가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금액은 익산관광개발이 더 많이 적어내 우협으로 선정됐지만 실제 사업 개시와 채권단 설득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M&A업계 관계자는 "익산은 자신이 우협이라고 강조하고 금강은 자신만 수행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회생계획안을 놓고 채권단으로부터 누가 더 많은 표를 얻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