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못다 한 말 - 박은지(19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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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설원을 달렸다
숨이 몸보다 커질 때까지
숨만 쉬어도 지구 반대편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렇게 말하는 너를 보는 게 좋았다
여기 너무 아름답다
우리 꼭 다시 오자
겨울 별자리가 가고 여름 별자리가 올 때까지
녹지 않는 것이 있었다
시집 《여름 상설 공연》(민음사) 中
‘못다 한 말’이라는 문장은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을 선연하게 보여줍니다.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보다 슬픈 것이 있을까요. 저는 종종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것만 같아요. 그리운 마음이 앞서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잡게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약속은 ‘그리움’보다는 ‘두려움’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내일을 함께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만남이 어려운 때, 사랑은 우정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숨이 몸보다 커질 때까지
숨만 쉬어도 지구 반대편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렇게 말하는 너를 보는 게 좋았다
여기 너무 아름답다
우리 꼭 다시 오자
겨울 별자리가 가고 여름 별자리가 올 때까지
녹지 않는 것이 있었다
시집 《여름 상설 공연》(민음사) 中
‘못다 한 말’이라는 문장은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을 선연하게 보여줍니다.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이보다 슬픈 것이 있을까요. 저는 종종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것만 같아요. 그리운 마음이 앞서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잡게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약속은 ‘그리움’보다는 ‘두려움’에서 이뤄지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내일을 함께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만남이 어려운 때, 사랑은 우정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