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루게릭병) 치료제 후보물질 토퍼센이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이 토퍼센의 ‘SOD1’ 돌연변이 ALS(SOD1-ALS) 환자 대상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ALS는 평균 생존기간이 3년에서 길게는 5년인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호흡부전이다. 현재 ALS에 대한 유전자 표적 치료 방법은 없다는 게 바이오젠 측의 설명이다.

SOD1 돌연변이 ALS는 세계 ALS 환자 16만8000명 중 단 2%에게서 발견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번 임상은 SOD1 돌연변이 ALS 성인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28주간 토퍼센 100mg를 투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1차 평가변수인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기능 평가 척도(ALSFRS-R) 점수에서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1.2점의 근소한 차이를 보여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로이터는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 투자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최소 2점 이상의 차이를 보여야 임상적으로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차 평가변수 중 뇌척수액(CSF) 내 SOD1 단백질 농도는 위약군보다 낮게 나타났다. 신경세포 손상 지표인 ‘미세신경섬유 경쇄(NfL)’ 수치도 위약군 대비 감소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토퍼센 투여군에서 18.1%, 위약군 13.9%에서 관찰됐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사례는 토퍼센군 중 5.6%에게서 발생했고, 위약군에서는 한 명도 없었다. 투여군에서 1명의 사망자도 나왔으나 토퍼센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 임상의 수석 연구원인 티모시 밀러 워싱턴대 ALS센터 책임자는 “이번 시험은 토퍼센 투여 환자가 위약 환자에 비해 SOD1 단백질 수치 뿐 아니라 신경세포 손상 여부를 가리는 잠재적 지표인 미세신경섬유 경쇄 수준도 낮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는 약물이 사람에게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