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왜 본사를 우한으로 옮겼나 [강현우의 베이징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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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만물상'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카 산업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번 베이징나우는 SV인베스트먼트의 고영화 고문과 함께 샤오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첨부된 동영상을 기준으로 기사의 전반부는 고 고문 인터뷰의 원문이고, 후반부는 기존 베이징나우 형식대로 제가 쓰고 읽은 내용입니다. 인터뷰는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의 샤오미과학기술원 앞에서 진행했습니다. Q. 먼저 샤오미,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샤오미는 짝퉁 핸드폰을 만들던 회사죠. 우리가 생각하던 짝퉁 핸드폰의 대명사가 샤오미인데. 그러다 나중에 대륙의 실수 라는 말이 나왔죠. 어쩌다 실수로 잘 만든 핸드폰이 나왔다. 핸드폰 충전기가 나왔고 이어폰도 나왔고요. 나중에는 지난달, 2021년 6월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핸드폰을 샤오미가 만들었습니다. Q. 샤오미가 다른 IT 전자회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샤오미의 창업자, 창업의 배경을 조금 말씀드려야 하겠는데요.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 중국에서 손가락 몇 개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우한대학교를 나와서 진산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엔지니어로 들어가서 우리로 말하면 안티바이러스를 만드는 프로그래밍을 오래 했죠. 그래서 그 회사 CEO가 되고, 그 회사를 홍콩에 상장시켜서 돈을 벌고, 그 다음에 샤오미를 만든 건데, 샤오미를 만들었을 때(2010년) 중국 상황을 봐도 굉장히 어수선할 때죠. 왜 그러냐면 중국에서 핸드폰이라는 거 자체는 이미 성숙한 시장이었어요. 그 성숙한 시장에 뒤늦게 샤오미가 들어오는데. 샤오미가 들어오는 시점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면 거의 안된다 하는 그런 시점에. 남들이 잘하고 있을 때 후발주자로 들어와서 성공한 아주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어요.
Q. 지금 사업모델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최근에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자동차 시장으로 들어온다는 얘기를 했는데. 샤오미가 자동차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딱 들었을 때, 저는 사실 옛날에 우리 삼성 이건희 회장님이 작고하셨지만, 그분 생각이 났어요. 왜 그러냐면, 그분이 옛날에 기아자동차를 한 번 인수하시려고 했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기아자동차를 왜 인수하려고 했었냐면 앞으로 자동차는 핸드폰에 바퀴 달린 거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자동차는 전기자동차가 될 것이고 전자제품일 것이다 될 것이다. 그래서 미리 기아자동차를 인수해서 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그거를 얘기한 게 아마 96년, 97년도에 얘기를 하셨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미 그러고 나서 25년이 흐른 다음에 지금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다시 말해서 샤오미가 지금 자동차 시장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저는 사실 이건희 회장님을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그 당시에 (삼성)SDS를 다니고 있었는데 대리하고 아주 어렸을 때죠. 그때 그 말씀을 들으면서 참 감명 깊게 들었는데 2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말씀이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이제 샤오미의 전기차 진출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시는 건가요?
A. 앞으로 자동차의 자동차 껍데기 빼고 대부분이 전자제품으로 채워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결국 우리가 얘기하는 게 전기자동차 시대가 되면 핵심 경쟁력이 반도체일 것이다.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죠.
그리고 지금 자동차 반도체가 부족해서 자동차 생산이 안 되고 뭐 이런 게 있는데, 점점 더 이 부품이 반도체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높아갈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샤오미가 이런 흐름을 읽고 이런 자동차 시장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Q. 그럼 샤오미의 반도체 경쟁력이라는 것도 좀 얘기를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사실은 전 세계에서 핸드폰에 들어가는 그 CPU. 그러니까 핸드폰에 반도체가 두 개가 들어가는데요. 하나는 AP라고 우리 핸드폰의 CPU 같은 거고 그 다음에 또 하나는 통신형 모뎀, 그러니까 컴퓨터로 말하면 네트워크 같이 이제 통신을 담당하는 그 부분, 그거 두 개를 합친 거는 보통 SOC라고 하는데요. 그 시스템 온 칩이라고 하는 거죠. 한 칩에서 AP하고 모뎀을 합쳐놓은 게 있는데 그게 이제 얘기하면 이제 보통 얘기하면 그게 이제 핸드폰의 반도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핸드폰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이 전 세계에 몇 개 안 됩니다. 한 네 개 다섯 개 정도 되겠죠.
예를 들어서 이제 가장 큰 건 이제 퀄컴이고요. 두 번째가 화웨이가 되겠고요. 그 다음에 이제 미디어텍이라는 회사가 있고, 그 다음에 샤우미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이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 5가지 정도 되는데. 중국 기업 중에서 그 핸드폰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두 개밖에 없는 거죠. 화웨이 샤오미. 그만큼 이제 반도체 설계 기술은 굉장히 (높고).
조는 물론 이제 다른 얘기입니다. 제조할 수 있는 설비 같은 걸 갖고 있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반도체를 생산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샤오미가 중국에서 두 번째 정도는 된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샤오미가 2년 전에 본사를 우한으로 옮겼고요. 북경에 있는 이 시설들은 그대로 남겨서 여기 연구소는 여기 지금 남아 있는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제가 왜 우한으로 옮기는 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하나가 더 있는데, 우한은 중국에서 자동차의 고향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가 우한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중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기업인 둥펑이라는 기업이 있는데 그 기업이 거기에 있고 중국 내의 자동차 협회가 국경에 있지 않고 우한에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레이쥔 회장이 우한으로 옮겼을 때는 '아 자동차로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옮긴 것 같다는 게 오늘 오면서 생각이 딱 드네요. 그래서 자동차를 이번에 샤오미가 자동차로 간다고 이렇게 선언했을 때 우한으로 본사를 옮긴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 주가는 부진
고 고문님이 계신 SV인베스트는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캐피털입니다. 중국에만 이미 1000억원 넘게 투자했다고 하고요. 고문님은 중국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산업은행 고문이기도 하고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소 연구원이기도 합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지만 주로 거시 전문가들이 많으시고요, 기업 하나하나를 미시적으로 보시는 분은 많지 않은데 고문님은 그런 쪽 전문가셔서 제가 중국 기업 관련해서 평소에도 조언을 많이 듣습니다.샤오미로 돌아가서, 최근 실적과 주가부터 좀 보겠습니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에 매출 877억위안, 약 16조원을 올렸습니다. 작년 상반기보다 64% 늘었고요. 순이익은 63억위안, 약 1조1400억원을 했습니다. 순이익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이 잘 팔렸습니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290만대에 달했고요, 전세계 점유율은 17%로 2위를 했습니다. 18%인 삼성을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1분기에는 삼성 22% 애플 15% 샤오미 14% 순이었는데 샤오미 점유율이 크게 올라간 겁니다. 애플을 제친 것도 처음이고요. 하지만 의외로 중국에선 3위입니다. 비보가 24% 오포가 21%로 1위와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샤오미는 가성비로 시작한 업체고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선 가성비 전략이 먹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선 샤오미와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더 싼 비보나 오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대부분 중국 빅테크들처럼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종목코드는 1810이고요. 시가총액은 5800억홍콩달러, 약 87조원 정도입니다. 시총 순위는 18위에서 20위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주가는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1위를 했던 6월에 30홍콩달러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20홍콩달러 초반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상반기 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비율, PER은 16배 안팎입니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를 한몸에 받고 주가가 많이 빠진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같은 기준 PER이 20배인 걸 보면 샤오미가 더 저평가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중국과 홍콩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로 30홍콩달러 정도를 많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카로 승부수
샤오미는 지난 3월 스마트카 사업을 하는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초기 자본금으로 100억위안,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10년 동안 총 100억달러, 약 1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레이쥔 회장이 자회사 최고경영자를 겸임하기로 했습니다. 레이쥔 회장은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는 샤오미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할 것이라며 샤오미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샤오미는 일단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만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기준 1080억위안, 약 19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분명히 리스크가 큰 도전이기 때문에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대륙의 만물상
샤오미 실적을 다른 중국 빅테크들과 좀 비교해보겠습니다. 텐센트는 상반기 매출 2700억위안, 순이익 900억원이니까 이익률이 33% 정도 됩니다. 알리바바는 매출 4000억위안에 순이익 400억위안을 했는데 벌금 180억위안을 반영한 부분이 있고요. 샤오미는 매출 1600억위안에 순이익 160억위안을 했습니다.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건 이익률입니다. 이게 주가에도 상당히 영향을 준다고 보는데요. 샤오미는 지향하는 바가 생태계 구축입니다. 이익률을 낮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최대한 많이 팔고, 이 제품들을 사물인터넷 IoT로 연결한다는 게 전략의 핵심입니다. 레이쥔 회장이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존경해서 실적발표나 신제품 소개할 때도 까만 목폴라티에 청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애플과 똑같습니다.
스마트카에 진출한다는 것도 이런 생태계 구축 전략과 일맥상통한다고 하겠습니다. 샤오미도 빅테크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짓눌린 부분이 있었는데 앞으로 흐름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