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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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올 4분기 가계대출 심사 문턱을 더 높일 계획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강화된 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4분기 은행권의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일반대출 태도지수는 -32로 지난 3분기(-29)보다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28일에 금융회사 203곳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은행의 가계주택대출 태도지수는 -15로 전분기(-35)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지수가 마이너스인 만큼 주택대출 심사를 강화한다는 은행이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가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가계부채 보완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늦어지면 다음주에 가계부채 보완 대책을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가계대출을 죄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은행이 예상한 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18로 지난 3분기보다 12포인트 뛰었다. 이 지수(-100~100)가 플러스(+)면 신용위험이 크다고 답한 금융회사가 더 많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한 가계의 살림살이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도 가계 신용위험을 높일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기업대출 심사 문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올 4분기 은행의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9)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다. 중소기업(3)도 전분기(-3)와 비교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대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을 비롯한 실적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반영됐다. 중소기업은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이어진 결과다. 정부는 중소법인·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리금상환유예 조치' 만료 시점을 지난 9월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연장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