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다음달부터 이같은 내용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토스 인사팀이 개발자 확보에 어려움이 큰 현실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거듭한 결과다. 토스 인사팀은 반기마다 진행하는 조직건강진단시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마다 퇴직 사유를 조사해 이번 인사제도 개편에 대폭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라밸’ 없기로 업계에서 소문난 토스가 연말에 무려 10일을 전사적으로 쉬는 ‘겨울방학’제도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성탄절 전후로 고객센터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팀원이 약 10일간 전사 휴무를 갖는다. 업무 종료 후에는 사내 메신저를 통해 상호 답변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금요일에는 일찍 퇴근하는 주 4.5일제 조기퇴근제도 4개월간의 시범도입을 거쳐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다. 토스 관계자는 “시범도입 후 퍼포먼스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휴가 사용과 재택 근무, 출퇴근 시간 등 근무태도를 별도 승인 없이 자율에 맡기는 원칙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직장 연봉의 1.5배를 약속하며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토스의 임금은 20%~40% 가량 더 높아질 전망이다. 야근·휴일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거나 정액으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내년초부터 비포괄임금제로 전환하면서다. 비포괄임금제에서는 법정 표준 근무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무시간의 경우 연봉 외에 별도 수당이 지급된다. 근로시간이 많으면서도 불규칙적인 토스 직원들에게 비포괄임금제가 적용되면 포괄임금제에 비해 실질적으로 20%~40% 가량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직원들에게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던 ‘3개월 리뷰 과정’과 ‘스트라이크’ 제도는 폐지한다. 두 제도는 동료간의 피드백을 통해 신규 입사자의 성과를 높이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다. 토스는 이 제도를 통해 3개월간 신규 입사자를 동료들이 평가해 최종 채용 여부를 결정해왔다. 실질적으로 채용이 거부되거나 기존 직원을 ‘아웃’시킨 사례는 거의 없지만 지원자들에게 큰 압박감으로 작용해 우수 개발자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토스의 판단이다. 대신 채용 절차를 더 고도화하면서 피드백 문화를 활성화해 고급 인재 유치와 역량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토니 피플앤컬쳐팀 리더는 “입사 지원자와 재직자 모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팀의 성공에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인력규모와 다양성이 늘며 인사제도는 계속 변화하겠지만 자율과 책임·높은 퍼포먼스 지향의 문화라는 핵심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토스와 함께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등 주요 계열사에 모두 적용된다. 고객 상담업무를 하는 토스CX 와 법인보험대리점(GA)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업무 특성을 감안해 수습기간을 유지하는 등 자체 인사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