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추정' 올해 8번째 미사일 발사…정부 '도발' 규정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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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서만 8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특히 SLBM 발사는 미국이 사실상의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고강도 무력도발이다. 정부는 “깊은 유감”이라면서도 북한을 의식한듯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일 3국 고위급 간 협의가 잇달아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군은 10시 17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은 60㎞ 고도로 약 590㎞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최근 해당 지역에 대해 관련 동향이 있어서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한 공조하에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19년 10월 원산 인근 해상에서 ‘북극성-3형’을 쏘아올린지 2년만이다. SLBM은 추적·탐지가 어려운 심해에서 잠항해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본토 위협 수단으로 꼽는 전력이다.
북한은 당시엔 SLBM을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통상 SLBM 개발의 최종단계로 꼽히는 잠수함 시험발사에 성공했을 경우 한반도를 넘어 미국 본토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게 돼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 들어 가장 고강도의 북한 무력도발에도 정부는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도, 규탄하지도 않았다. 정부는 이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지만 청와대와 통일부 모두 이번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직접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인 태도”라고 하는 등 최근 연일 이어진 북한의 ‘이중기준’ 비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이런 행동을 규탄하며 북한이 정세를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을 SLBM 발사 시점으로 선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에선 한·미·일 정보수장이 회동했고, 현지시간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선 3국 북핵수석대표들이 협의를 갖는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한·미 양자 간 협의 직후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처음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SLBM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밟은 것”이라며 “한·미가 최근 긴박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종전선언만 언급되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합동참모본부는 19일 “군은 10시 17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은 60㎞ 고도로 약 590㎞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최근 해당 지역에 대해 관련 동향이 있어서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한 공조하에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19년 10월 원산 인근 해상에서 ‘북극성-3형’을 쏘아올린지 2년만이다. SLBM은 추적·탐지가 어려운 심해에서 잠항해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본토 위협 수단으로 꼽는 전력이다.
북한은 당시엔 SLBM을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통상 SLBM 개발의 최종단계로 꼽히는 잠수함 시험발사에 성공했을 경우 한반도를 넘어 미국 본토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게 돼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 들어 가장 고강도의 북한 무력도발에도 정부는 이를 도발로 규정하지도, 규탄하지도 않았다. 정부는 이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지만 청와대와 통일부 모두 이번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직접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인 태도”라고 하는 등 최근 연일 이어진 북한의 ‘이중기준’ 비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이런 행동을 규탄하며 북한이 정세를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날을 SLBM 발사 시점으로 선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에선 한·미·일 정보수장이 회동했고, 현지시간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선 3국 북핵수석대표들이 협의를 갖는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한·미 양자 간 협의 직후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처음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SLBM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밟은 것”이라며 “한·미가 최근 긴박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종전선언만 언급되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