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도 열분해 거쳐 플라스틱으로 부활한 폐비닐…하루 10t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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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 협력사 '에코크레이션' 인천 열분해유 생산공장
'불순물 제거' SK지오센트릭의 후처리 파일럿 설비도 공개 18일 오후 인천 서구의 한 폐기물 처리업장. 라면 봉지, 음식물 포장용지 등 경기도 일대에서 나온 폐비닐 25t이 압축된 채 정육면체 모양으로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음식 잔해물이 남거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이물질이 묻은 폐비닐도 보였다.
여러 냄새가 뒤섞여 불쾌한 악취도 났다.
이런 생활 폐비닐은 재활용이 어려워 보통 소각되거나 땅속에 매립되지만, 이곳에 모인 폐비닐은 SK지오센트릭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거쳐 플라스틱 원료로 '부활'하게 된다.
SK지오센트릭과 폐플라스틱 재처리 중소기업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 덕분으로, 도심에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낸다는 SK지오센트릭의 '도시유전' 사업 모델이다.
◇ 하루만에 폐비닐 10t 녹여 열분해유로…"더러운 비닐도 무관"
SK지오센트릭 협력사 에코크레이션 인천 공장(뉴에코원)에는 옆으로 누운 원기둥 모양의 반응로가 지름 2m 크기의 원형 몸통을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바로 이 반응로 안으로 수거된 폐비닐이 투입된다.
반응로 안의 이글거리는 새빨간 불꽃이 틈새를 통해 보였다.
열분해 과정에서 반응로의 내부 온도는 440~460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폐비닐에 높은 열을 가해 가스 형태로 기화시킨 뒤 화학 반응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면 최종적으로 액체 형태의 열분해유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분해유 안에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포함돼 있는데 추가로 후처리 및 분리 과정을 거치면 플라스틱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열분해 기술이다.
반응로 안에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수거한 폐비닐이 매일 약 10t씩 투입된다.
폐비닐 투입 후 12∼14시간 동안 열분해 과정을 거치면 약 6t의 열분해유가 추출된다.
폐비닐에 남아있던 수분과 불순물을 뺀 열분해유 회수율은 폐비닐 투입량의 약 60% 수준이다.
에코크레이션 전범근 대표는 "흙이나 수분, 종이 등 불순물 또는 오염도와 상관없이 모든 폐비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폐비닐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가열 원료로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폐플라스틱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SK지오센트릭은 지난 8월 이 업체에 약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열분해 기술의 핵심은 기체화된 폐비닐에서 염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인데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은 불순물 제거를 위한 촉매 공법 개발에 협력했다.
양사는 현재 열분해유 내 나프타 함량을 현재 25%에서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코크레이션의 인천 공장은 올해 11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향후 이 공장에서 나오는 열분해유 전량은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 공장으로 보내져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 불순물 제거해 깨끗한 기름으로…SK지오센트릭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
SK지오센트릭은 앞서 이날 오전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있는 열분해유 후처리 파일럿 설비도 처음 공개했다.
폐플라스틱으로 생산한 열분해유는 원유와 비슷한 형상을 띄지만, 염소나 질소, 황 등 여러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다.
불순물 때문에 공정에 바로 투입할 경우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설비 부식 등의 우려가 있어 곧바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날 소개된 열분해유 후처리 파일럿 설비는 SK이노베이션의 원유 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열분해유 안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장치다.
촉매를 이용해 열분해유에서 수소화 반응을 일으켜 질소와 염소, 황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열분해유는 점도가 낮아지고, 색은 짙은 갈색에서 반투명의 하얀색으로 변한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기술 확대 적용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 열분해유 후처리 데모 설비를 추가로 구축해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2024년 상반기에는 상업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함형택 SK지오센트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K지오센트릭은 국내 경쟁 업체 중 선제적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추진해 앞서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선도기업과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9월 사명을 'SK종합화학'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으며, 현재 미래 먹거리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열분해유 전문 생산 업체 브라이트마크사와 협력해 2024년까지 울산에 연간 10만t 처리 규모의 열분해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하는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된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의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를 비롯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2025년 90만t, 2027년 250만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불순물 제거' SK지오센트릭의 후처리 파일럿 설비도 공개 18일 오후 인천 서구의 한 폐기물 처리업장. 라면 봉지, 음식물 포장용지 등 경기도 일대에서 나온 폐비닐 25t이 압축된 채 정육면체 모양으로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음식 잔해물이 남거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이물질이 묻은 폐비닐도 보였다.
여러 냄새가 뒤섞여 불쾌한 악취도 났다.
이런 생활 폐비닐은 재활용이 어려워 보통 소각되거나 땅속에 매립되지만, 이곳에 모인 폐비닐은 SK지오센트릭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거쳐 플라스틱 원료로 '부활'하게 된다.
SK지오센트릭과 폐플라스틱 재처리 중소기업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 덕분으로, 도심에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낸다는 SK지오센트릭의 '도시유전' 사업 모델이다.
◇ 하루만에 폐비닐 10t 녹여 열분해유로…"더러운 비닐도 무관"
SK지오센트릭 협력사 에코크레이션 인천 공장(뉴에코원)에는 옆으로 누운 원기둥 모양의 반응로가 지름 2m 크기의 원형 몸통을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바로 이 반응로 안으로 수거된 폐비닐이 투입된다.
반응로 안의 이글거리는 새빨간 불꽃이 틈새를 통해 보였다.
열분해 과정에서 반응로의 내부 온도는 440~460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폐비닐에 높은 열을 가해 가스 형태로 기화시킨 뒤 화학 반응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면 최종적으로 액체 형태의 열분해유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분해유 안에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포함돼 있는데 추가로 후처리 및 분리 과정을 거치면 플라스틱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열분해 기술이다.
반응로 안에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수거한 폐비닐이 매일 약 10t씩 투입된다.
폐비닐 투입 후 12∼14시간 동안 열분해 과정을 거치면 약 6t의 열분해유가 추출된다.
폐비닐에 남아있던 수분과 불순물을 뺀 열분해유 회수율은 폐비닐 투입량의 약 60% 수준이다.
에코크레이션 전범근 대표는 "흙이나 수분, 종이 등 불순물 또는 오염도와 상관없이 모든 폐비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폐비닐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가열 원료로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폐플라스틱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SK지오센트릭은 지난 8월 이 업체에 약 7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열분해 기술의 핵심은 기체화된 폐비닐에서 염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인데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은 불순물 제거를 위한 촉매 공법 개발에 협력했다.
양사는 현재 열분해유 내 나프타 함량을 현재 25%에서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코크레이션의 인천 공장은 올해 11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향후 이 공장에서 나오는 열분해유 전량은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 공장으로 보내져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 불순물 제거해 깨끗한 기름으로…SK지오센트릭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
SK지오센트릭은 앞서 이날 오전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있는 열분해유 후처리 파일럿 설비도 처음 공개했다.
폐플라스틱으로 생산한 열분해유는 원유와 비슷한 형상을 띄지만, 염소나 질소, 황 등 여러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다.
불순물 때문에 공정에 바로 투입할 경우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설비 부식 등의 우려가 있어 곧바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날 소개된 열분해유 후처리 파일럿 설비는 SK이노베이션의 원유 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열분해유 안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장치다.
촉매를 이용해 열분해유에서 수소화 반응을 일으켜 질소와 염소, 황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열분해유는 점도가 낮아지고, 색은 짙은 갈색에서 반투명의 하얀색으로 변한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기술 확대 적용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 열분해유 후처리 데모 설비를 추가로 구축해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2024년 상반기에는 상업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함형택 SK지오센트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K지오센트릭은 국내 경쟁 업체 중 선제적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추진해 앞서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선도기업과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9월 사명을 'SK종합화학'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으며, 현재 미래 먹거리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열분해유 전문 생산 업체 브라이트마크사와 협력해 2024년까지 울산에 연간 10만t 처리 규모의 열분해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하는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된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의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를 비롯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2025년 90만t, 2027년 250만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