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 요리' 40년 롱런 비결은
인도 음식인 ‘카레(Curry)’는 영국과 일본을 거쳐 1940년대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하지만 특유의 강한 향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로부터 약 30년 뒤인 1969년 오뚜기는 회사의 첫 제품으로 ‘오뚜기 분말 즉석카레’를 개발해 출시했다. 오뚜기는 카레가 한국의 주식인 쌀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한국식으로 선보였다. 감자와 당근, 양파,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 밥에 얹어 먹는 ‘한국식 카레’의 탄생이었다. 이후 50여 년간 오뚜기 카레는 각 가정 식탁의 단골 메뉴이자 든든한 비상 식량으로 자리잡았다.

1981년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사진)가 나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가정간편식의 시작을 연 제품이다. 오뚜기 3분 카레가 19일 40주년을 맞았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오뚜기 3분 요리는 오뚜기의 ‘베스트셀러’다. 시장조사기관 드림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국내 즉석카레·짜장·덮밥소스류에서 오뚜기 3분 요리류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81.3%에 이른다. 3분 카레를 포함한 오뚜기 3분 요리의 누적 판매량은 약 18억 개에 달한다.

오뚜기 3분 요리는 40년간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했다. 가정간편식이 쏟아지는 지금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의 비결’이다. 출시 초기엔 3분만 데우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첫해 40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3분 카레’의 흥행은 ‘3분 하이스’ ‘3분 짜장’, ‘3분 미트볼’ 등 다양한 3분 요리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웰빙’ 바람이 불던 2000년대 들어서는 제품의 영양 성분을 강화했다. 강황 함량을 50% 이상 늘리고 베타글루칸·식이섬유·귀리 등을 넣어 ‘3분 백세카레’를 선보였다. 2014년엔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떠오른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 카레’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엔 집밥 수요를 겨냥해 ‘통닭다리카레’ ‘트리플머쉬룸카레’ 등 원재료를 듬뿍 넣어 고급화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자신만의 레시피로 요리를 해 먹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을 위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3분 카레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소개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장수 비결은 기술과 소비자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