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이익을 분석한 결과 공공이 환수한 이익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사업 설계를 누가 주도했는지 특검을 도입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이어 또다시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특검을 통한 전모 파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로 얻은 이익 중 공공이 환수한 액수는 10%뿐이고 1조6000억원의 이익을 화천대유 등 민간 개발업자가 가져갔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아파트 및 연립주택 매각 현황’과 ‘용지별 공급 가격 현황’ 자료를 토대로 대장동 택지 매각액과 주택 분양 매출 등을 분석하고, 택지 조성 및 아파트 분양 원가를 추정해 개발 이익을 산정했다.

이렇게 계산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은 총 1조821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택지 판매 이익은 7243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장동 택지 47만여㎡를 매각한 금액을 2조2243억원(3.3㎡당 1553만원)으로 분석했는데, 여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발표한 개발 사업비 1조5000억원을 제외하고 산정한 것이다.

아파트 분양 수익은 1조968억원으로 추정했다. 대장동 분양가는 3.3㎡당 평균 2452만원으로, 가구당 9억1000만원이었다. 13개 블록 4340가구의 분양 매출을 3조9400억원으로 계산한 뒤 건축비 등 추정 원가 2조8000억원가량을 뺀 금액이다.

경실련은 “분양 수익 가운데 주택지 5개 블록을 분양한 화천대유의 몫은 453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택지 매각에서 받은 배당금 4040억원까지 합하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관계자 7명이 대장동 사업에서 챙긴 이익은 85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 이익 중 성남시가 환수한 183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화천대유와 다른 민간 개발업자가 가져갔다”며 “개발 이익의 10%만 공공이 환수했고, 민간 사업자에게 개발 이익 90%를 부당 이득으로 안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대장동 개발은 공권력을 동원해 민간에게 특혜만 안겨준 토건 부패 사업일 뿐”이라며 “특정 개인에게 수천억원을 몰아주는 사업 설계를 누가 주도했는지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