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한 지 이틀 만에 뇌출혈로 숨진 70대 노모가 백신을 맞기 전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녀를 위해 선물을 마련해 놓았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 씨는 자신을 고인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머니는 지난 5월 31일 AZ를 접종하고, 6월 2일 쓰러지셨다"라고 적었다.

그는 "근처 경비실에 있던 이장님이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119에 전화했다. 이송 도중 7번의 심정지가 왔고 병원에 도착한 뒤 2시간 만에 사망했다"며 "의사는 뇌출혈(지주막하)로 사망했다고 하였으며 백신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이틀 뒤에 돌아가셨겠느냐. 제 가족과 지인 그리고 친척들은 그 건강하던 분이 어떻게 백신 맞고 이틀 만에 돌아가실 수 있느냐고 놀란다"라며 "접종 전에는 혼자 밭에서 파와 상추를 심고, 손주들을 보살핀 건강하셨던 분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어머니 지인이 장례식장에 오셔서 '만일 내가 백신 접종하고 잘못되면 집에 100만원을 숨겨 놓았으니 아들에게 그 말을 꼭 전해 달라'라고 말을 건넸다고 했다"며 "장례식이 끝나고 옷장 속 아버지 영정사진 밑에 돈 봉투를 발견한 후 저와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울음바다가 됐다"라고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A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어머니께 10만원씩 드린 용돈인데 옷 한 번 제대로 사 입지 못하고, 애들 간식 사주고 조금씩 남은 돈을 모으셨던 것"이라며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 돈은 도저히 쓸 수가 없어서 아직 보관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어머니는 국가를 위해, 주위 사람을 위해, 손주를 위해 접종한 것이 한 줌의 재가 돼서 돌아가셨다"라며 "부디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 주시고, 저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 달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과 이상 반응 간 인과성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인과성 범위 확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규 백신에 대한 새로운 이상 반응과의 인과성을 검토할 수 있는 안전성위원회를 독립적·객관적으로 만들어 신고된 자료들을 새롭게 분석하고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심근경색, 폐렴, 패혈증은 현재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로 이를 인정할지에 대해선 안전성위원회에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