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고수 열전] 안재열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이사의 해외 바이오 기업 투자 성공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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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및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빅하우스’로 통하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바이오 기업 투자에 나섰다.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원인의 중심에 서 있는 안재열 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간 중단됐던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의 미국 보스턴 지사 설립이 내년 중 재개된다. 보스턴을 전진기지 삼아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 투자와 발굴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이미 적잖은 금액을 해외 기업에 투자했다. 이달까지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누적 투자 금액 기준 해외투자 비율은 44%(1200억 원)이며, 올 상반기만 해도 해외 기업에 가장 활발하게 투자한 국내 벤처캐피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불과 3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지금과 다른 분위기였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심사역인 안재열 이사는 “2016년 합류할 당시 업력 20년인 회사가 바이오섹터 분야의 해외투자가 1건도 없었다”며 “당사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박성철 사장이 구상한 해외투자 철학과 뜻이 맞아 입사를 결정하고 첫 해외 바이오 투자를 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의 순조로운 출발
안 이사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의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에서 의학석사를 마쳤다. 주 연구분야는 신경면역 및 종양생물학이었다. 이후 삼성암센터 연구원을 거쳐 2013년부터는 제넥신에서 임상기획 일을 맡았다. 안 이사는 “제넥신의 전략기획 부서에 있을 때 유상증자를 도맡은 적이 있는데 이때 투자기관과 연이 닿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안 이사는 본격적인 해외투자 검토에 나섰다. 첫 투자처는 제넥신의 중국 상하이 현지 조인트벤처인 아이맵바이오파마였다. 안 이사가 몸담았던 제넥신과 관련이 깊은 곳인 만큼 회사 사정은 물론 사업 전망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기업이었다. 아이맵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안 이사의 두 번째 투자 포트폴리오는 제넥신에서 스핀오프한 미국 기업 네오이뮨텍이었다. 네오이뮨텍은 지난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안 이사는 “아직 모든 투자금을 회수하진 않았지만 아이맵 바이오파마에서 8배, 네오이뮨텍에서 14배의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톱티어 VC와의 클럽딜 문을 열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심사역들은 주된 고충으로 ‘클럽딜’을 꼽는다. 유력 VC들이 연대해 투자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로, 좋은 딜일수록 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바이오 섹터에서 포트폴리오가 충분하지 않은 VC 소속 심사역일수록 클럽딜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안 이사는 “우연한 기회에 해외 톱티어 바이오헬스케어 VC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연이 닿게 됐다”며 “지난해 말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클럽딜로 참여해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글로벌 금융 및 제약업계 경영진 출신들이 모여 만든 유명 VC다. mRNA 코로나19 백신으로 잘 알려진 모더나를 비롯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가장 먼저 임상 3상에 진입한 세레즈테라퓨틱스 등 세계 톱티어 바이오 벤처기업들을 키워냈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안 이사를 비롯한 헬스케어팀이 스위스 바이오 벤처기업인 셀레스티아바이오테크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현지에 방문했을 때였다. 셀레스티아는 노바티스 출신들이 설립한 전사인자 조절 표적항암제 개발사다. 안 이사는 “꼼꼼한 현지 실사를 위해 팀 전체가 동분서주하다 개인투자자로 참여한 데이비드 앱스테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최고파트너(Executive Partner)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앱스테인 최고파트너는 전 노바티스 CEO다. 그는 “당시 만남이 인연이 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유명 VC와의 클럽딜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파트너사로서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담금질이 이어졌다. 안 이사는 “3개월 안에 딜을 소화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며 “국내에선 딜을 검토하는 데 보통 6개월을 쓰기 때문에 모든 바이오심사역이 달라붙어 밤낮없이 기업의 기술을 검토해야만 했다”고 했다.
그렇게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이 링테라퓨틱스와 센다바이오사이언스다. 두 곳 모두 미국 바이오텍 전문 소식지인 <피어스 바이오테크>가 선정한 ‘올해의 글로벌 바이오 벤처기업 15’로 꼽힌 유망기업이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두 업체에 각각 500만 달러(약 59억 원)를 투자했다.
링테라퓨틱스는 아데노바이러스 관련 벡터(AAV)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 약물전달체를 개발해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AV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전달체로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반복 투여 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체내에 생성돼 효과가 떨어진다거나 여러 간독성 부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일본 신약벤처 아스텔라스는 AAV9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 임상에서 간독성 때문에 사망환자가 나오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링테라퓨틱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대신 아넬로바이러스를 활용한 유전자전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아넬로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상생 바이러스다. 오랜 기간 우리 몸에서 살아온 만큼 항원-항체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반복투여 문제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링테라퓨틱스의 장외 시가총액은 4억6000만 달러(5458억 원)다.
장외 시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에도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클럽딜로 1000만 달러(119억 원)를 투자했다.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 개발업체다. AI를 활용해 단백질 의약품이나 항체의약품 등 고분자 화합물을 디자인한다. 보통 리드 물질을 도출하는 데 2.5년이 걸리는 데 비해 이 회사는 3~6개월이면 도출할 수 있다. AI로 도출한 50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했으며, 각 파이프라인당 아류형(subtype)은 100여 개에 이른다. 안 이사는 “고분자 화합물을 AI로 설계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를 포함해 2곳밖에 안 된다”며 “항체의약품과 유전자의약품 시장을 합치만 그 규모만 1000조 원에 이른다는 판단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적 불문… 최첨단 기술 있는 곳에 투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클럽딜 외에도 독자적인 탐색을 통해 해외 기업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안 이사는 “기술력을 0순위로 보고 있다”며 “이어 기술개발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인력 풀,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의 잠재력까지 검토한다”고 말했다.
가령 트루티노바이오사이언스는 안 이사가 기술력만 보고 초창기에 베팅한 기업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네슬레헬스케어 출신 필립 킴 박사가 설립한 이 회사의 첫 투자자로 참여해 인큐베이팅까지 도왔다. 이 회사는 표적 부위에서 국소적으로 활성화되는 사이토카인 플랫폼 ‘온디맨드 사이토카인(ODC)’ 기술을 보유했다.
안 이사는 “동물실험은 물론 세포실험 데이터도 없는 초기 기업이었다”며 “이론적인 아이디어만 보고 투자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넥신 연구원 시절 사이토카인 임상 기획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며 “회사에서 주장하는 이론이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베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루티노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최대 3개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3000억 원 규모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줄기세포로 3D프린팅 기술로 인공장기를 만드는 아이비바메디컬 또한 첨단 기술력을 보고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시리즈A부터 일찌감치 투자한 기업이다. 투자금은 100만 달러(12억 원)다.
이 회사는 미국 하버드대와 MGH하버드대학병원 교수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일본 후지필름 및 미국 유나이티드테라퓨틱스와 함께 인공장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생물학적 제제 기반 인공 신장을 만들었다. 최근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우주생물학 인공장기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 이사는 “외형으로 봐도 신장과 거의 비슷한 데다 인공장기 개발에 주요 실패 원인인 미세혈관 구현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체외형으로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했으며, 개념 증명(POC)을 마치는 대로 체내에 집어넣을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할 계획이다. 안 이사는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규모로 미루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약 7 대 3 규모로 투자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아이맵바이오파마 외에도 아파메드테라퓨틱스에 3000만 달러(35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중국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 또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 국내 투자처 물색
안 이사는 “글로벌 기업을 투자하며 얻은 경험은 국내에 투자할만한 기업을 선별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의 기술력 수준을 꾸준히 팔로업할 수 있는 데다 대형 제약사들의 미충족 수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국내 벤처기업 메디노는 글로벌 트렌드에 미뤄보아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투자를 결정한 기업이다.주경민 성균관대 의과대 교수의 교원창업부터 인큐베이팅까지 지원했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메디노에 설립 유상증자부터 시작해 3번에 걸쳐 75억원을 초기투자했다. 메디노는 희귀질환인 영유아 뇌졸중 및 척추 손상 치료를 위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안 이사는 “메디노는 중간엽 줄기세포 대신 유전자도입 신경줄기세포로 치료제 개발에 나선 흔치 않은 벤처기업”이라며 “회사의 인력구성과 기반 기술을 발생학 관점으로 봐도 과학적 근거가 탄탄해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에는 톱티어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고 국내 투자로는 미충족 수요를 채우고 사회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지금과 다른 분위기였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심사역인 안재열 이사는 “2016년 합류할 당시 업력 20년인 회사가 바이오섹터 분야의 해외투자가 1건도 없었다”며 “당사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박성철 사장이 구상한 해외투자 철학과 뜻이 맞아 입사를 결정하고 첫 해외 바이오 투자를 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의 순조로운 출발
안 이사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의과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에서 의학석사를 마쳤다. 주 연구분야는 신경면역 및 종양생물학이었다. 이후 삼성암센터 연구원을 거쳐 2013년부터는 제넥신에서 임상기획 일을 맡았다. 안 이사는 “제넥신의 전략기획 부서에 있을 때 유상증자를 도맡은 적이 있는데 이때 투자기관과 연이 닿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안 이사는 본격적인 해외투자 검토에 나섰다. 첫 투자처는 제넥신의 중국 상하이 현지 조인트벤처인 아이맵바이오파마였다. 안 이사가 몸담았던 제넥신과 관련이 깊은 곳인 만큼 회사 사정은 물론 사업 전망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기업이었다. 아이맵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안 이사의 두 번째 투자 포트폴리오는 제넥신에서 스핀오프한 미국 기업 네오이뮨텍이었다. 네오이뮨텍은 지난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안 이사는 “아직 모든 투자금을 회수하진 않았지만 아이맵 바이오파마에서 8배, 네오이뮨텍에서 14배의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톱티어 VC와의 클럽딜 문을 열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심사역들은 주된 고충으로 ‘클럽딜’을 꼽는다. 유력 VC들이 연대해 투자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로, 좋은 딜일수록 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바이오 섹터에서 포트폴리오가 충분하지 않은 VC 소속 심사역일수록 클럽딜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안 이사는 “우연한 기회에 해외 톱티어 바이오헬스케어 VC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연이 닿게 됐다”며 “지난해 말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클럽딜로 참여해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글로벌 금융 및 제약업계 경영진 출신들이 모여 만든 유명 VC다. mRNA 코로나19 백신으로 잘 알려진 모더나를 비롯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가장 먼저 임상 3상에 진입한 세레즈테라퓨틱스 등 세계 톱티어 바이오 벤처기업들을 키워냈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안 이사를 비롯한 헬스케어팀이 스위스 바이오 벤처기업인 셀레스티아바이오테크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현지에 방문했을 때였다. 셀레스티아는 노바티스 출신들이 설립한 전사인자 조절 표적항암제 개발사다. 안 이사는 “꼼꼼한 현지 실사를 위해 팀 전체가 동분서주하다 개인투자자로 참여한 데이비드 앱스테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최고파트너(Executive Partner)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앱스테인 최고파트너는 전 노바티스 CEO다. 그는 “당시 만남이 인연이 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유명 VC와의 클럽딜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파트너사로서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담금질이 이어졌다. 안 이사는 “3개월 안에 딜을 소화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며 “국내에선 딜을 검토하는 데 보통 6개월을 쓰기 때문에 모든 바이오심사역이 달라붙어 밤낮없이 기업의 기술을 검토해야만 했다”고 했다.
그렇게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이 링테라퓨틱스와 센다바이오사이언스다. 두 곳 모두 미국 바이오텍 전문 소식지인 <피어스 바이오테크>가 선정한 ‘올해의 글로벌 바이오 벤처기업 15’로 꼽힌 유망기업이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두 업체에 각각 500만 달러(약 59억 원)를 투자했다.
링테라퓨틱스는 아데노바이러스 관련 벡터(AAV)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 약물전달체를 개발해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AV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전달체로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반복 투여 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체내에 생성돼 효과가 떨어진다거나 여러 간독성 부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일본 신약벤처 아스텔라스는 AAV9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 임상에서 간독성 때문에 사망환자가 나오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링테라퓨틱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대신 아넬로바이러스를 활용한 유전자전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아넬로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상생 바이러스다. 오랜 기간 우리 몸에서 살아온 만큼 항원-항체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반복투여 문제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링테라퓨틱스의 장외 시가총액은 4억6000만 달러(5458억 원)다.
장외 시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에도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클럽딜로 1000만 달러(119억 원)를 투자했다.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 개발업체다. AI를 활용해 단백질 의약품이나 항체의약품 등 고분자 화합물을 디자인한다. 보통 리드 물질을 도출하는 데 2.5년이 걸리는 데 비해 이 회사는 3~6개월이면 도출할 수 있다. AI로 도출한 50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했으며, 각 파이프라인당 아류형(subtype)은 100여 개에 이른다. 안 이사는 “고분자 화합물을 AI로 설계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즈를 포함해 2곳밖에 안 된다”며 “항체의약품과 유전자의약품 시장을 합치만 그 규모만 1000조 원에 이른다는 판단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적 불문… 최첨단 기술 있는 곳에 투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클럽딜 외에도 독자적인 탐색을 통해 해외 기업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안 이사는 “기술력을 0순위로 보고 있다”며 “이어 기술개발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인력 풀,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의 잠재력까지 검토한다”고 말했다.
가령 트루티노바이오사이언스는 안 이사가 기술력만 보고 초창기에 베팅한 기업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네슬레헬스케어 출신 필립 킴 박사가 설립한 이 회사의 첫 투자자로 참여해 인큐베이팅까지 도왔다. 이 회사는 표적 부위에서 국소적으로 활성화되는 사이토카인 플랫폼 ‘온디맨드 사이토카인(ODC)’ 기술을 보유했다.
안 이사는 “동물실험은 물론 세포실험 데이터도 없는 초기 기업이었다”며 “이론적인 아이디어만 보고 투자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넥신 연구원 시절 사이토카인 임상 기획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며 “회사에서 주장하는 이론이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베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루티노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최대 3개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3000억 원 규모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줄기세포로 3D프린팅 기술로 인공장기를 만드는 아이비바메디컬 또한 첨단 기술력을 보고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시리즈A부터 일찌감치 투자한 기업이다. 투자금은 100만 달러(12억 원)다.
이 회사는 미국 하버드대와 MGH하버드대학병원 교수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일본 후지필름 및 미국 유나이티드테라퓨틱스와 함께 인공장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생물학적 제제 기반 인공 신장을 만들었다. 최근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우주생물학 인공장기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 이사는 “외형으로 봐도 신장과 거의 비슷한 데다 인공장기 개발에 주요 실패 원인인 미세혈관 구현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체외형으로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했으며, 개념 증명(POC)을 마치는 대로 체내에 집어넣을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할 계획이다. 안 이사는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규모로 미루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약 7 대 3 규모로 투자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아이맵바이오파마 외에도 아파메드테라퓨틱스에 3000만 달러(35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중국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 또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 국내 투자처 물색
안 이사는 “글로벌 기업을 투자하며 얻은 경험은 국내에 투자할만한 기업을 선별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의 기술력 수준을 꾸준히 팔로업할 수 있는 데다 대형 제약사들의 미충족 수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국내 벤처기업 메디노는 글로벌 트렌드에 미뤄보아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투자를 결정한 기업이다.주경민 성균관대 의과대 교수의 교원창업부터 인큐베이팅까지 지원했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메디노에 설립 유상증자부터 시작해 3번에 걸쳐 75억원을 초기투자했다. 메디노는 희귀질환인 영유아 뇌졸중 및 척추 손상 치료를 위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안 이사는 “메디노는 중간엽 줄기세포 대신 유전자도입 신경줄기세포로 치료제 개발에 나선 흔치 않은 벤처기업”이라며 “회사의 인력구성과 기반 기술을 발생학 관점으로 봐도 과학적 근거가 탄탄해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에는 톱티어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고 국내 투자로는 미충족 수요를 채우고 사회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