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제품보다 78% 빨라져
고성능 서버·슈퍼컴퓨터 공략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주도"
HBM은 ‘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의 약자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칩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번에 개발한 HBM3는 SK하이닉스가 네 번째 내놓는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7월 2세대 제품의 확장 버전인 HBM2E D램 양산을 시작한 지 1년3개월 만에 3세대에 해당하는 HBM3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속도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HBM2E보다 속도가 78%가량 빠르다. 칩 안에는 오류정정코드가 내장돼 있어 D램 셀에 전달된 데이터의 오류를 스스로 보정할 수 있다.
용량에서도 전작의 기록을 넘어섰다. HBM3는 16GB와 24GB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24GB는 업계 최대 용량이다. 24GB를 구현하기 위해 SK하이닉스 기술진은 A4 용지 한 장 두께의 3분의 1인 30㎛(1㎛=100만분의 1m) 높이의 단품 D램 칩을 제작했다. 초박형 D램 칩 12개를 TSV 기술로 위로 쌓아 연결한 게 HBM3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HBM3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서버용 PC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인공지능(AI)의 완성도를 높이는 머신러닝 장비와 기후변화 해석, 신약 개발 등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에도 적용할 수 있다.
HBM 시장은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컴퓨팅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성능 D램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팅 성능을 높이려면 CPU(중앙처리장치)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도 같이 높아져야 한다”며 “머신러닝 등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작업을 맡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속도에 발맞춰 HBM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선용 SK하이닉스 D램 개발담당 부사장은 “세계 최초의 HBM D램 출시를 시작으로 HBM3 개발까지 업계 최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