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 7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보유세·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내용의 ‘7·10대책’을 발표한 뒤 주택 매물 잠김 현상이 오히려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다주택자 주택 매도량은 7·10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7월 7140건으로 전달(7886건)보다 10%가량 줄었다.

이어 8월엔 3342건으로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10대책 발표 직후인 작년 8월 “양도세 중과는 2021년 6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약 1년 사이에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상당 부분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론 매물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다주택자의 월평균 주택 매도량은 4331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019년 7월~2020년 5월)의 4564건보다 5%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 의원은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최고 60%로 올린 2017년 ‘8·2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주택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8·2대책 발표 전인 2017년 1~7월 다주택자는 서울에서 월평균 5404건의 주택을 매도했지만, 대책 발표 이후 유예 기간(2017년 8월~2018년 3월) 동안 월평균 매도량은 5376건으로 줄었다.

반면 8·2대책과 7·10대책 발표 전후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7·10대책 발표 이후(2020년 7월~2021년 5월) 증여 건수는 3151건으로, 발표 전(2019년 7월~2020년 5월) 1963건보다 60% 급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