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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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규제로 상장이 연기됐던 카카오페이가 우여곡절 끝에 공모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경우 수혜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중국 알리페이로 돌아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가 최대 11조7000억원까지 거론되면서 카카오와 알리페이의 지분가치도 각각 5조5900억원, 4조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공모 후 지분 기준)의 최대주주는 지분 6235만1920주(47.83%)를 보유한 카카오다. 이어 중국 앤트그룹의 알리페이 싱가포르홀딩스가 39.13% 보유하며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에서 간편 결제와 금융 서비스를 담당한다. 원래 카카오의 한 사업부였으나 2017년 4월 분사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발판으로 삼아 빠르게 성장했으며 보험, 증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투자 4년만에 10배 투자차익?

카카오페이는 출범 당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앤트그룹으로부터 2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앤트그룹은 알리페이를 통해 지난해 6월과 올해 4월 카카오페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높여왔다. 당시 알리페이 입장에서 IPO를 앞둔 카카오페이는 좋은 투자처였다.

카카오페이는 앤트그룹으로 유치한 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바로투자증권을 400억원 안팎에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9년에는 인슈어테크 플랫폼인 법인보험대리점(GA)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케이피보험서비스(옛 인바이유)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성장세를 기반으로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최소 7조8000억원에서 많게는 11조7000억원까지 거론된다. 카카오페이가 전날 공모가 확정을 위해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희망 공모가는 6만~9만원으로, 공모 금액은 최소 1조200억원에서 1조5300억원이다.

만약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인 9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인식하는 지분가치는 5조5961억원까지 늘어난다. 알리페이의 지분가치 역시 4조5782억원으로 불어난다. 그동안 알리페이가 투자한 약 4500억원(추정) 금액에 대해 단순 계산해보면 4년 만에 '10배'에 이르는 투자차익을 올리는 셈이다.

오버행 우려 등 불안감 여전…상장 당일 38.91% 유통

일각에서는 잠재적 매도물량(우버행) 우려가 제기된다. 카카오페이 상장 후 기준 알리페이가 보유한 1389만4450주(10.65%)는 6개월간 보호예수되지만, 3712만755주(28.47%)는 상장 후 즉시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모주 1360만주(10.44%)를 합치면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38.91%에 달한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금융당국의 규제 이슈는 여전히 불안요소로 꼽힌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에 이어 8월 상장 예정이었으나, 고평가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상장 일정이 9월 이후로 늦춰졌다.

이어 공모가를 기존 6만3000∼9만6000원에서 6만∼9만원으로 낮추고 10월 상장을 시도했으나 9월 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전면 시행에 따라 일부 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상장을 한 차례 더 연기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보면서도 플랫폼 전반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여전해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공모가 관련해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27억원으로, 연율화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시장의 시선은 향후 성장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본격적인 성장성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이날 공모가 확정 후 이달 25∼26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다음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