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본부장이 자살약을 먹고 누워있었다? 본인밖에 모를 사실을 어떻게 아냐. 누구한테 보고받았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기억이 안 난다" (이재명 지사)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자살약'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치명적 실수'라고 말했다.
김현정 앵커의 "유동규 씨 근황에 관해서 이 지사가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더라 발언해서 김남국 의원한테 질문했더니 언론 보도를 보고 한 말이라고 답했다"고 운을 뗐다. 원 전 지사는 "이 지사가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 말한 의도는 유동규와 자신은 1년 전 멀어졌다는 것과 뇌물 받은 게 이혼 문제 때문이라는 걸 부각하려 한 건데 실수했다"면서 "언론에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왔지 무슨 약 먹었다는 얘기도 없었다. 자살약 먹은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와 관련된 사람이 많은데 건너 들었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내가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결정적으로 막을지 열지 아니면 내가 가는 길에 유서 쓰고 드러누워서 막을 수도 있는 사람이 자살약을 먹었다는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기억을 못 한다고 그 천재가 그걸 기억을 못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지사의 어제 그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우리 팀은 만세를 외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20일 유 전 본부장과 관련해 "제가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면서 "(유 전 본부장이) 작년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에 너무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 전 본부장이)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둘러 둘러 가며 들어보니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은 증인(이 지사)에게 충성을 다했다'고 하자, 이 지사는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 배신한 것"이라며 "이런 위험에 빠뜨리게 한 것은 최선을 다해 저를 괴롭힌 것"이라고 말했다. 능수능란하게 질의에 답했던 이 지사 본인도 대장동 사태가 얼마나 자신의 대선 레이스에 위험 요소인지를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추측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와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4인방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 전 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를 처음으로 동시에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