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COMPANY] 세계 최초 우울증 전자약 판매승인 받은 와이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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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이란 개념은 아직 국내에 생소하다. 디지털 치료제가 앱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환을 치료하거나 유지 및 관리, 행동 교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전자약은 전기신호 등을 이용하는 의료기기다.
미국 전자약 업체 일렉트로 코어의 편두통 치료용 전자약 ‘감마코어’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진통제 주요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의 위장관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편두통을 개선해줄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KT가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와 손잡고 과잉행동장애(ADHD) 전자약 등에 대한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뉴로시그마는 미국 FDA로부터 신경정신질환 전자약 승인을 최초로 획득한 업체다.
국내 전자약 개발사 와이브레인은 10월부터 렌털 방식 등으로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플러스(+)’의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지난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마인드스팀 플러스(+)’ 란?
마인드스팀은 지난 4월 경증 및 중등증 우울장애 환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르면 10월 중엔 미국 FDA에도 판매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30일 와이브레인은 FDA에 보낼 신청서류를 최종 보완하고 있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우울증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우울증 전자약”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향정신성의약품만 처방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우울증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이 중 와이브레인은 우울증 환자의 전두엽 국소 부위를 자기장으로 자극하는 병원의 대형 의료기기에 주목했다. 우울증 환자들은 전두엽의 특정 부위 활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강한 자기장을 걸면 이 부위의 활성이 살아나는 원리를 이용했다.
마인드스팀은 자기장 대신 전기신호를 전두엽에 가해 전두엽의 활성도를 높이는 원리로 작동한다. 밴드 형태로 된 마인드스팀을 머리에 두르면 밴드에 붙은 패치에서 전기신호가 나와 전두엽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강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선 장비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형화를 위해 자기장 대신 전기신호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활성도가 저조해진 곳은 역치를 낮춰 활성도를 높여주고, 과활성된 곳은 역치를 반대로 끌어올려 활성도를 낮추는 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마인드스팀 플러스의 대표적인 장점은 굳이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우울증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를 매일 30분씩 이용하면 된다. 이 대표는 “복용순응도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첫 달 복용순응도는 50%에 그쳤다. 환자 둘 중 한 명은 제대로 약을 먹지 않았다는 뜻이다. 6개월째엔 20%까지 하락했다. 이 대표는 “약을 잘 먹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 과량복용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복용순응도 면에서 장점이 크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매일매일 사용 여부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고 사용량도 하루 30분으로 제한돼 그 이상 이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판매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와이브레인은 7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다. 항우울제 복용환자를 대조군으로 두고, 항우울제와 가짜 전기신호를 받는 그룹과 가짜 항우울제 및 진짜 전기신호를 받는 그룹을 설정한 맹검을 이중실시했다. 이 대표는 “6주 사용했을 때 경증과 중등증 환자에게서 57.4%의 완전관해율이 나왔다”며 “약물 항우울제와 대등한 효능임을 임상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가 명시한 관해율도 57.4%다. 10명 중 약 6명이 마인드스팀 플러스를 처방받은 대로 사용하면 우울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치매 치료 전자약도 개발 중
와이브레인은 새로운 먹거리 탐색에도 나섰다. 경도 치매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6개 병원에서 경증 치매 전자약에 대한 확증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탐색임상과 확증임상 두 단계를 거치면 허가당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와이브레인은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치매에서도 전두엽에서의 특정 부위 활성도가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인지 과정과 관련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부분”이라며 “전자약으로 이 부분의 활성을 강화하니까 측두엽까지 함께 활성화되는 것을 앞선 탐색임상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조군은 치매증상 개선제를 투여하고, 실험군엔 치매증상 개선제에 전자약을 병용했다. 치매에선 비치료가 윤리문제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자약만 단독 투여하는 실험군을 만들지는 않았다. 대신 치매증상 개선제만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얼마만큼 치료 효능이 더 높아지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9월 30일 기준 환자 84명이 등록됐다.
와이브레인은 치매 치료제 전자약 외에도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한 전자약의 탐색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내년 IPO를 목표로 2022년 1월엔 기술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226억 원이며 컴퍼니케이, 아주IB,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틱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회사 정보
설립일 2013년
상장 여부 비상장
주요 사업 멘탈 진단 서비스, 전자약 개발
부작용 위험 없는 우울증 전자약 매력적
by 정보라 스틱벤처스 상무
다기관 임상을 통해 이미 우울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와이브레인의 플랫폼을 이용하면 의료기관의 처방에 따라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재택 기반 치료가 가능하다. 와이브레인은 경두개직류전기자극 (tDCS)으로 뇌세포나 뇌신경을 자극하여 중추신경계(CNS)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에 근거하여 치매 치료, 편두통 등 다양한 CNS 적응증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미국 전자약 업체 일렉트로 코어의 편두통 치료용 전자약 ‘감마코어’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진통제 주요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의 위장관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편두통을 개선해줄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KT가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와 손잡고 과잉행동장애(ADHD) 전자약 등에 대한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뉴로시그마는 미국 FDA로부터 신경정신질환 전자약 승인을 최초로 획득한 업체다.
국내 전자약 개발사 와이브레인은 10월부터 렌털 방식 등으로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플러스(+)’의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지난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마인드스팀 플러스(+)’ 란?
마인드스팀은 지난 4월 경증 및 중등증 우울장애 환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르면 10월 중엔 미국 FDA에도 판매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30일 와이브레인은 FDA에 보낼 신청서류를 최종 보완하고 있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우울증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우울증 전자약”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향정신성의약품만 처방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우울증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이 중 와이브레인은 우울증 환자의 전두엽 국소 부위를 자기장으로 자극하는 병원의 대형 의료기기에 주목했다. 우울증 환자들은 전두엽의 특정 부위 활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강한 자기장을 걸면 이 부위의 활성이 살아나는 원리를 이용했다.
마인드스팀은 자기장 대신 전기신호를 전두엽에 가해 전두엽의 활성도를 높이는 원리로 작동한다. 밴드 형태로 된 마인드스팀을 머리에 두르면 밴드에 붙은 패치에서 전기신호가 나와 전두엽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강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선 장비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형화를 위해 자기장 대신 전기신호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활성도가 저조해진 곳은 역치를 낮춰 활성도를 높여주고, 과활성된 곳은 역치를 반대로 끌어올려 활성도를 낮추는 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마인드스팀 플러스의 대표적인 장점은 굳이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우울증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를 매일 30분씩 이용하면 된다. 이 대표는 “복용순응도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첫 달 복용순응도는 50%에 그쳤다. 환자 둘 중 한 명은 제대로 약을 먹지 않았다는 뜻이다. 6개월째엔 20%까지 하락했다. 이 대표는 “약을 잘 먹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 과량복용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복용순응도 면에서 장점이 크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마인드스팀 플러스는 매일매일 사용 여부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고 사용량도 하루 30분으로 제한돼 그 이상 이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판매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와이브레인은 7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다. 항우울제 복용환자를 대조군으로 두고, 항우울제와 가짜 전기신호를 받는 그룹과 가짜 항우울제 및 진짜 전기신호를 받는 그룹을 설정한 맹검을 이중실시했다. 이 대표는 “6주 사용했을 때 경증과 중등증 환자에게서 57.4%의 완전관해율이 나왔다”며 “약물 항우울제와 대등한 효능임을 임상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가 명시한 관해율도 57.4%다. 10명 중 약 6명이 마인드스팀 플러스를 처방받은 대로 사용하면 우울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치매 치료 전자약도 개발 중
와이브레인은 새로운 먹거리 탐색에도 나섰다. 경도 치매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6개 병원에서 경증 치매 전자약에 대한 확증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탐색임상과 확증임상 두 단계를 거치면 허가당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와이브레인은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치매에서도 전두엽에서의 특정 부위 활성도가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인지 과정과 관련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부분”이라며 “전자약으로 이 부분의 활성을 강화하니까 측두엽까지 함께 활성화되는 것을 앞선 탐색임상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조군은 치매증상 개선제를 투여하고, 실험군엔 치매증상 개선제에 전자약을 병용했다. 치매에선 비치료가 윤리문제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자약만 단독 투여하는 실험군을 만들지는 않았다. 대신 치매증상 개선제만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얼마만큼 치료 효능이 더 높아지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9월 30일 기준 환자 84명이 등록됐다.
와이브레인은 치매 치료제 전자약 외에도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한 전자약의 탐색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내년 IPO를 목표로 2022년 1월엔 기술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226억 원이며 컴퍼니케이, 아주IB,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틱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회사 정보
설립일 2013년
상장 여부 비상장
주요 사업 멘탈 진단 서비스, 전자약 개발
부작용 위험 없는 우울증 전자약 매력적
by 정보라 스틱벤처스 상무
다기관 임상을 통해 이미 우울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와이브레인의 플랫폼을 이용하면 의료기관의 처방에 따라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재택 기반 치료가 가능하다. 와이브레인은 경두개직류전기자극 (tDCS)으로 뇌세포나 뇌신경을 자극하여 중추신경계(CNS)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에 근거하여 치매 치료, 편두통 등 다양한 CNS 적응증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