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 무역다변화…'중국견제 포석' 해석도
영국, 뉴질랜드와 FTA 합의…CPTPP 가입에 발판
영국과 뉴질랜드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전날 화상회의를 열고 16개월간 이어진 협상을 마무리했다.

존슨 총리는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와 오랜 우정을 굳건히 하고 인도·태평양과 관계를 심화하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아던 총리도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 경제와 수출업체들은 물론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해 재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의 골자는 관세를 크게 줄이고 서비스 무역을 촉진하는 것이다.

아던 총리는 FTA가 발효되면 양국이 거래하는 상품의 97%에 대한 관세가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조 달러(약 3천540조원) 정도이고 두 국가의 작년 무역 규모가 23억 파운드(약 3조7천억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파급력은 미미하다.

그러나 영국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뒤 글로벌 통상을 정상화한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가 의미가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이고 통상을 다변화하려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주목하고 있다.

그런 목적에서 영국은 한 달 전에도 호주와 비슷한 합의를 한 적이 있었다.

특히 로이터 통신은 영국이 이번 합의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CPTPP 회원국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신속하고 포괄적인 무역 협상을 체결하려 했지만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자 CPTPP 가입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11개 국가가 가입된 CPTPP에 2022년 말까지 합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합의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영국의 외교정책과도 궤를 함께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