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9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 해상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9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 해상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자신들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두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 회의에 대해 “엄중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을 향해 ‘무모한 도발’이라고 비판한 미국과 달리 한국 외교·국방 수장들은 “요격 가능한 수준”이라며 되레 의미 축소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날 미국 싱크탱크가 한국이 SLBM 방어망이 없다고 지적하고 나서며 정부의 ‘대북 저자세’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행사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하여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의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를 걸고들지 않는다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중에 있는 동일한 무기체계를 우리가 개발, 시험한다고 하여 이를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입장차를 보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20일(현지시간) 안보리 긴급회의 전 회견을 갖고 “불법 행위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SLBM은 별개의 발사가 아니라 연속적인 무모한 도발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반면 정부는 이날도 북한의 SL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도발이라는 것은 우리의 영공, 영토, 영해, 국민들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요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전략적 도발에 해당하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전략적 도발에 대한 분명한 기준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해당하지 않는다고 시사했다. 이어 “SLBM의 능력은 우리 군의 능력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의 설명과 반대로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은 현재 SLBM에 대한 방어망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발간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022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는 북한을 향해 120도 시야로 제한돼 있어 동해나 서해로부터의 SLBM을 방어할 수 없다”며 “현재 한국 구축함에 배치된 SM-2 미사일은 대함 미사일만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