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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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 와중에 또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선 중국 시장에서의 호실적과 함께 선제적 공급망 관리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비결로 꼽았다.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6억2000만달러(1조903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3100만달러보다 약 5배 늘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분기 순이익이 10억달러를 넘긴 것은 올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3분기 매출은 137억6000만달러(16조168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7억7000만달러)보다 57% 증가한 것이자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136억3000만달러)도 웃도는 수치다. 주당 순이익 역시 1.86달러로 월가 예상치(1.59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호실적은 특히 원자재 부족 등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 전 분야가 위기를 겪는 가운데 나와 한층 돋보인다. 중국 시장 내 판매 증가가 테슬라의 사상 최대 순익을 뒷받침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여타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사태로 차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데 반해 테슬라는 오히려 차량 인도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게 주목 포인트. 앞서 테슬라는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24만1300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부품 공급망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보다 수직적으로 잘 통합돼 있다"고 평가하며 "반도체 공급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2분기부터 기존에 쓰던 반도체 대신 대체 칩을 공급받고, 이 부품이 전기차에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수정함으로써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이라는 골칫거리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내연기관 기반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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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반도체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해) 대체 칩을 적용하고 몇 주 만에 차량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며 "우수한 테슬라의 아키텍쳐(구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슬라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내놓은 성명에서 "반도체 부족과 항만 병목 현상 탓에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데 영향을 받고 있다"며 "회사의 공급망, 생산 관련 팀들이 민첩함과 유연함을 갖고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